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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림 Jun 04. 2020

배 아픈 작가

드라마 공부할 때 나만 빼고 다 당선되는 것 상황이 펼쳐져도 부러워할지 언정 배 아파한적은 없었다.
‘왜 나는 안될까?’ 힘들어하면서도 ‘나보다 안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은 일은 결단코 없었다.
하지만 남성향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이런 마음이 든다. 이런 마음을가진 내가 정말 나쁜 사람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왜 반응이 다른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 궁금함 때문에 쓰는 글이다.
오랜 드라마 팬으로 드라마를 배워서 행복했지만 고통받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드라마를 쓸때마다 너무 어려웠고, 너무 힘들어서 가족들을 잡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웹소설도 힘들긴 마찬가지였지만 다른 부분이 있으니  ‘이러다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드라마를 쓸 때 고통스럽고, 내가 원하는 것만큼 좋은 대본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 마음이 찢어지긴 해도 죽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적은 없었다.
그런데 정말 웹소설 쓰다가는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남성향은 연재 기간이 압도적으로 긴데 프로모션 날짜를 맞추려고 무리하게 비축분도 없이 오픈을 했다.
누가 칼을 들고 뒤에서 쫓아오는 기분이었다.
빨리 글을 써야하는데 너무 지쳐서 더이상 쓸 수가 없었다.
매일 새벽 1,2시에 원고를 끝냈는데 그것보다 더 우울한 것은 그 시간을 6개월은 더 버텨야한다는 것이었다.
우울증이 왔고 너무 힘들었지만 무조건 끝을 내야만한다는 의무감으로 버텼다.
그래서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큰걸까?

시스템도 한몫하는 것 같다. 실시간, 하루, 일주일, 한달 랭킹이 플랫폼에서는 항상 열려있다.
내 글이 안 팔린다는 나도 알지만 남도 안다.
더 비참한건 다운로드는 많이 되었는데 정산금은 얼마 안될때다.
무료분으로 보기는 해도 돈을 내고 볼 정도의 가치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럴때마다 멘탈이 바사삭 부서진다.
거기에 잘되는 동료작가 작품이 떡하니 걸려있으면 마음이 너무 힘들면서 배가 아프다.

독자들의 취향이 별로인거라고 우기고 싶지만, 자들 취향에 맞추지 못한 작가의 비겁한 변명이란 걸 안다.
안 팔리는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다.
독자들이 원하는 재밌는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걸  정확하게 알기에 화가 나고 배도 아프다.

그러나 뭐 어쩌겠는가. 이것이 현재 수준인 것을.
언젠가 동료 작가가 날 보면서 배 아파 할 날이 있길 바라면서 열심히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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