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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림 Jun 12. 2022

드라마 링크 경우의 수

거듭 말했듯이 경우의 수를 세어보는 건 작가에게 아주 필요한 작업이다.


사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걸 글로 정리하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글을 쓸 때 작가의 정신 상태가 패닉에 빠지기 때문이다. 시놉을 쓸 때 도움이 되기에 평소에 해보길 바란다.


이번에는 드라마 링크의 경우의 수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1,2화를 봤을 때 노다현 (문가영 분)의 엄마 홍복희 (김지영 분)과 할머니(예수정 분)은 은계영의 납치와 관련되어 무언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은계훈 (여진구 분)과 노다현은 감정을 공유하는 상태다.


그래서 정리해볼 경우의 수는 노다현의 가족이 은계영 납치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고, 왜 은계훈과 노다현이 감정을 공유하게 되었는지다.


1. 노다현은 사라진 은계훈의 동생, 은계영이다. 홍복희의 범죄(예를 들어 아버지를 죽였다던가 하는)를 목격했고, 그로인해 김지영은 은계영을 돌려보낼 수가 없었다. 그러다 은계영이 기억을 잃으면서 은계훈과 감정 공유가 끊겼고, 홍복희의 딸 노다현으로 자란다.


2. 노다현은 어렸을 적 아파 장기 의식이 필요했지만 맞는 장기를 가진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은계영의 장기가 노다현과 맞다는 걸 알게 되고 주시하던 중 은계영이 심하게 다쳤다. 홍복희는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은계영의 장기를 딸 노다현에게 이식한다. 그렇게 은계영은 죽었고, 노다현은 살았다.


3. 홍복희가 은계영의 납치한 범인을 목격했지만, 그걸 이야기 하면 자신의 죄 (예를 들어 아버지를 죽였다)가 밝혀질 상황이어서 침묵했다. 노다현과 은계영이 죽기 전 만남이 있었고, 그 사건이 노다현에게 충격을 줘서 어릴적 기억이 없다. 은계훈과 노다현이 감정 공유를 하게 된 이유는 죽기 전 만남으로 인해 은계영이 매개체가 되었고, 오랫동안 은계훈이 고통 받아온 상황에서 은계영은 오빠가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1번 같은 경우는 남주와 여주가 남매라는 게 문제가 된다. 그럼에도 가능성이 없지 않은 이유는 홍복희와 나춘옥의 면죄부가 되어준다. 한 가정을 파괴하는 죄를 저질렀지만, 그럼에도 딸로 소중하게 키워냈기 때문이다.


2번 같은 경우는 여자주인공의 가족인 홍복희와 나춘옥이 너무 나쁘게 그려진다는 게 문제다. 물론 작가가 면죄부를 주는 상황을 만들어 줄 수는 있다. 그럼에도 노다현은 말하자면 그 혜택을 입은 가해자쪽인데 이를 은계훈이 받아드릴 수 있을지, 시청자가 받아드릴 수 있을지가 문제가 된다.


사실 가해자 가족과 피해자 가족의 로맨스는 계속 다루어진 이야기다. 굉장히 잔인하고 힘든 이야기고, 대부분 헤어짐을 선택하는 걸로 결론이 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랑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어느 정도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가해자 가족의 일원이라는 것은 그 사람 자체는 가해자가 아니라는 거고, 도리어 같은 피해자일 수 있다는 말도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해자의 가족이 나와 같은 처지라고 느낀다면, 그 동질감이 오히려 두 사람의 사랑을 견고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 (물론 이건 이야기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심하면 사건으로 인한 충격이 심해서 피해자의 유가족이 가해자와 동질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영화 래빗 홀 참고)


3번 가장 무난하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이야기를 지향하는 기획의도에 맞아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필자는 3번을 찍겠다


왠지 은계영을 처음 그 자리에서 이탈 시킨 사람은 맨날 노상방뇨하는 남자 같다. 나쁜 의도로 데려갔을 것 같지는 않고 보호할 목적으로 데려갔는데 어쩌다 일이 꼬이지 않았을까?


어쨌든 흥미로운 드라마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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