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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림 Apr 25. 2018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어려운 사랑

 드라마, 영화, 소설, 노래 수많은 사랑들이 나온다. 가족 간의, 연인 간의 또는 친구 간의 여러 형태들의 사랑. 그리고 대다수 사랑 때문에 정말 큰 희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꿈을 포기한다 든가, 원치 않은 일을 한다든가.

여러 가지 희생의 모습이 있겠지만, 가장 큰 희생은 목숨을 바치는 것일 것이다. 돈이 많은 사람이나 돈이 적은 사람이나 목숨은 다 하나밖에 없으니까.


어렸을 때는 그런 사랑이 대단해 보였다. 보통 그런 대단한 사랑을 보면서 ‘나도 저런 사랑을 할 거야’ 생각하지만, 겁이 많았던 나는 ‘저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거 같다.     


그러던 것이 나이가 들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랑에 대해서 재평가하게 되었다. 인간은 감정적인 동물이다. 사랑은 그런 감정의 최고조이다. 그러니 사랑의 최고조에 달했을 때 가장 중요한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어놓을 수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목숨은 하나뿐인 소중한 것임에도 일회성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삶이라는 것은 일회성이 아니다. 계속된다. 하루 이틀 1년 2년 10년 20년...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시간 속에서 사람은 무뎌진다는 것을 내포한다. 반대로 말하면 변질시킨다는 뜻도 된다.

반짝반짝 빛나던 사랑도 세월 앞에서는 빛이 바랜다.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던 사랑이 5년간의 세월 속에서 죽여도 시원치 않을 원수로 변하는 것은 이상하게도 자연스럽다. 시간은 모든 것을 바꿀 힘이 있으니까.     


그래서 어느 순간 목숨을 바치는 사랑보다 더 어려운 사랑이 있음을 깨달았다. 서로의 단점, 약점, 악함, 그 모든 것을 보고도 오랜 세월 동안 사랑하는 것. 그 사랑의 빛깔이 바뀔지라도 서로를 향한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는 것.

나는 그런 어려운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가족에게 연인에게 친구에게 나는 그런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아직도 겁이 많은 나는 질문만 던질 뿐 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말이 될 수가 없다. 하루하루 쌓인 나의 삶만이 그 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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