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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zconomist Dec 22. 2017

CJ제일제당, 합병발표의 모든 것



CJ 제일제당의 공시 폭탄


2017년 12월 19일,  CJ제일제당은 지배구조 변경을 결정하며 하루에 무려 12개의 공시를 합니다.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 유상증자 결정, 타 법인 주식 취득 결정, 특수관계인에 대한 출자 등.. 공시 명도 다양합니다. CJ제일제당은 무엇을 위해 12개의 공시를 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CJ제일제당은 삼각합병을 통한 조직구조 개편 결정하였습니다.

CJ와,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사이의 복잡했던 지배구조를 간편화 하는 작업이었죠.  


CJ는 CJ제일제당 주식 36%와 KX 홀딩스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었고, 각각의 회사는 CJ대한통운의 주식을 20.1%씩 나눠 가지고 있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영우 냉동식품의 주식을 100%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였고요. 이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였죠. 어떻게 단순화했냐고요?


1. 영우 냉동식품이 KX홀딩스를 흡수합병 한 뒤,

2. CJ제일제당이 영우 냉동식품을 흡수합병하였습니다.

3. CJ대한통운이, CJ건설을 흡수 합병함.


글로 써놓으면 복잡하지만, 아래의 그림을 보시면 쉽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CJ대한통운의 12개 공시 중에 핵심이 되는 공시 쉽게 풀어 설명함으로써

삼각합병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그리고 왜 하려고 했는지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CJ 제일제당이 CJ 대한통운의 지분을 늘리는 과정


1.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


먼저 CJ제일제당은 이 삼각합병을 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은행으로부터 돈을 차입합니다.

금액은 7,400억 원이네요. 이 돈은 종속회사인 영우 냉동식품의 신주를 사기 위함이라고 설명합니다.

나중에 알게 되시지만, 이 7,400억 원은 브릿지론입니다. 브릿지론이란, 삼각합병을 하기 위해 잠시 빌리는 돈임으로, 합병이 완료되면 상환 가능하기 때문에, CJ제일제당의 재무 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2. 타 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위에서 자금차입의 이유를 영우 냉동식품의 신주를 사기 위한 돈이라고 설명했던 것처럼, 바로 약속을 지킵니다.

바로 타 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공시를 통해, 실행에 옮깁니다.

취득금액은 차입금 전액인 7,400억 원이며 영우 냉동식품의 370만 주를 사는 데 사용합니다.

CJ 제일제당은 왜 영우 냉동식품의 주식을 사려고 할까요? 그 해답은 취득목적에 설명합니다.

영우 냉동식품과 KX홀딩스의 합병 시 합병대가로 CJ제일제당 주식을 주려고 하는데, 그 주식을 사기 위한 돈을 주기 위함입니다.


그럼 다음 공시는 뭐가 나와야 할까요? 영우가 CJ제일제당 주식을 사려고 돈을 받았다면.

CJ제일제당은 영우가 살 주식을 새로 만들어야겠죠? 그래서, 유상증자 결정 공시가 바로 이어집니다.


3. 주요 사항 보고서(유상증자)


CJ제일제당은 제삼자배정 유사증자를 결정합니다.

발행주식수는 약 187만 주, 주당 가격은 393,000원입니다. 총액은 약 7,350억 원 정도네요.

매수자는 영우 냉동식품입니다.

이로써, CJ제일제당은 은행으로부터 빌렸던 7,400억 원 중 7,350억 원을 회수합니다.

아마 바로 채무를 갚을 것으로 보이네요.


4. 회사합병 결정(자율공시)(종속회사의 주요 경영사항)


영우 냉동식품이 KX홀딩스를 흡수 합병한다는 공시입니다.

인수대금은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영우 냉동식품이 7,400억 원으로 산 CJ제일제당 주식으로 지급합니다.

누구한테요? 원래 KX홀딩스의 주인이었던 CJ에게입니다.

CJ는 원래 CJ제일제당 주식을 약 36% 가지고 있었는데, 이 거래로 인해 약 8% 증가하겠군요.


5. 회사합병 결정(종속회사의 주요 경영사항)


CJ대한통운이 CJ건설을 흡수 합병한다는 내용입니다.

합병기일은 2018년 3월 1일이네요.

CJ 대한통운이, CJ건설을 흡수 완료하면 그 후에 삼각합병의 최종 마무리인

CJ 제일제당의 대한통운 흡수합병 공시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12개의 공시사항 중 설명하지 않은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참여, 특수관계인에 대한 출자 등의 공시는 이 합병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 공시가 아니라 설명을 생략하였습니다.



CJ제일제당은 왜 CJ대한통운의 지분을 늘리려고 할까?


1.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사업 확대.

CJ대한통운은 물류/인프라/네트워크가 핵심인 기업입니다.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 관련 신사업이나, 신규 국가 진출 시, CJ대한통운이 확보하고 있는 네트워크 및 인프라를 활용하기 수월합니다.

하지만, 이 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CJ제일제당은 이미 CJ대한통운의 주식을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었고, 흡수합병이 아닌 지분 증가로는 네트워크나 인프라를 활용하는데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2. 공정거래법 개정 대응

보통 자회사는,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율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이지만

꼭 50% 이상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20% 이상의 정도의 지분율을 보유하면서 이사회를 모두 장악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자회사로 분류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곧 있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인해

상장사는 20% -> 30%로, 비상장사는 40% -> 50%로 변경됩니다.

이러한 이슈에 따른 선제적인 대응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한 이유 일 것입니다.


CJ제일제당은 원래 CJ대한통운 지분율을 20%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번 합병을 통해서 40% 보유하게 됩니다.


시장의 반응은?


CJ제일제당의 결정에 시장은 우려의 반응입니다. 실제로 공시가 나왔던 12월 19일 CJ제일제당의 주가는 5% 이상 급락하였고, 이틀이 지난 오늘까지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은 크게 하락세는 단기간으로 종료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CJ대한통운은 2011년 CJ그룹에 편입된 이후, 꾸준히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이 증가했을 정도로 알짜기업이며, CJ 제일제당의 해외사업 확대와 CJ대한통운의 네트워크가 충분히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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