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알면, 이유가 보인다.
최근 기업분할이 줄지어 이뤄지고 있다. SK케미칼, 롯데쇼핑, BGF리테일, 쿠쿠전자 등 코스피 상장사뿐만 아니라 이녹스, 유비쿼스, 에이텍, AP시스템 등 코스닥 상장사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업의 분할과 병합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와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기업을 분할해도 주주의 지분율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분할이란 하나의 기업을 둘 이상으로 나누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주주총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결정된다. 분할의 방법에는 물적분할과 인적분할로 나뉘며 간단하게 아래의 그림을 참고하는 것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A기업이 1:1 비율로 분할되어 B와 C로 나뉘고, 기존의 주주들도 기존 보유 주식을 반으로 나눠서 보유하게 된다면 이를 인적분할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A주식 한주에 만원, 총 10주를 10만 원의 가치로 가지고 있는 주주라면, 분할 뒤 B사 주식 5주와 C사 주식 5주를 보유하여 총 10주를, 가격 역시 한주에 만원으로 총 10만 원의 가치를 보유하게 된다.
주주들의 지분율이나 현재 가격에 변화가 없다.
물적분할의 경우는 존속법인 B가 신설법인 C의 주식을 100% 보유하게 되는 경우다.
이 경우 A주식 10주는 B주식 10주로 변경되며 역시 가격의 변화는 없다.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분할 - 신세계
2011년 신세계는 백화점 사업 부문(신세계, 존속법인)과 대형 할인마트 사업부문(이마트,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을 결정한다. 분할 비율은 존속인 신세계가 0.26, 신설인 이마트가 0.74로 정해졌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이론적으로는 인적분할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그러나 신세계는 "대형할인마트 사업부문"이 성장성이 높은 사업이라고 판단했고,
기존 신세계가 가지고 있는 백화점 이미지와 묶여있다 보니 이마트가 시장에서 저평가가 된다고 생각했다.
시장의 판단도 경영진의 판단과 비슷했다 신세계 주가는 분할 이후 하락세를 보이게 되고, 이마트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게 된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분할 - 한국타이어
2012년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사업 부문(한국타이어, 신설법인)과 투자사업부문 (한국타이어월드, 존속법인)으로 인적분할을 결정한다. 분할 비율은 존속인 한국타이어월드가 0.19, 신설인 한국타이어가 0.81로 정해졌다.
이 분할 결정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분할 결정으로 이해하게 된 내용은 아래의 추가된 내용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월드가 곧 한국타이어의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할 것이며, 현금이 아닌 한국타이어월드 주식으로 현물출자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로써, 기업분할을 통해 지주사로 전환하고자 했고, 이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분할로 볼 수 있다.
지주회사가 아닌 경우에는 오너가 자녀에게 각각의 회사 지분을 넘겨줘야 경영권 승계가 가능하지만,
지주회사의 경우는 지주회사 주식만 넘겨줘도 밑에 계열사 주식은 자동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뭉치면 산다! 그것이 바로 합병의 길
합병이란 두 개 이상의 기업들을 하나의 기업으로 합치는 것으로, 흡수합병과 신설 합병으로 나뉜다.
흡수합병은 말 그대로 회사 A와 B가 합병하여, 회사 A만 남게 되면 흡수합병이라 하고
A와 B가 합병하여 모두 없어지고 새롭게 회사 C가 생성된다면 신설 합병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합병은 흡수합병으로 이뤄지며, B가 A에게 흡수합병이 된다면, B의 주주들은 사라진 B 주식 대신 A주식을 받게 된다.
회사 A는 B주주들에게 합병의 대가를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지배구조 및 수익구조 개선 기대? -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가능성
몇 년 전부터 계속 나오는 얘기가 바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이다.
물산과 ENG와 업종이 겹치는 부분이 바로 건설부문으로,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합병으로 인한 중복되는 역량을 통합하는 효율성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또한 삼성ENG의 불안한 수익구조와 자본잠식 상태를 한 번에 해결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내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시나리오가 열리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물산과 엔지니어링의 합병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합병은 서로 간의 시너지 및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려되는 경영 카드로 사용되기도 한다.
매각을 위한 합병, 그리고 신의 한 수- STX 중공업
STX는 조선업과 해운업이 주요 산업인 기업이다. 글로벌 위기가 찾아오면서 조선업과 해운업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STX는 유동성 확보를 하기 위해 STX중공업의 지분 매각을 고려하게 되는데, 문제는 STX중공업이 비상장사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비상장사는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분 매입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대규모의 인센티브까지 주고 팔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자고, 상장이 쉬운 것도 아니다. 적어도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STX중공업을 상장사인 STX메탈에 합병을 결정하는데, 이는 STX중공업의 수월한 지분 매각을 위한 수단임과 동시에, 그룹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는 신의 한 수였다.
이후 STX메탈의 주가의 상승 및 그로 인한 지분 매각의 수월함과 평가가치의 상승은 일거양득의 효과였다.
* 상기 내용은 유튜브 채널명 Bzconomist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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