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다음의 한메일이 있었다.
인터넷이 처음 보급되고, 이메일이라는 것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자연스레 한메일을 사용하기 시작했었다.
사실, 나도 이유는 모른다 그 시절 사람들은 다음의 한메일을 많이 썼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나도 한메일을 사용하기 시작했었다.
한메일을 사용한다는 것은, 인터넷 시작페이지가 다음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기본 검색 기능도 다음을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많은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이, 이메일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가 바로 이 점이다
그 시절 한메일에 맞섰던 다른 포털사이트로는
"잘했어! 라이코스"라는 광고로 이슈몰이를 했었던 라이코스와
오늘날의 구글의 포스를 잠시나마 가졌었던, 15년 전 야후
그리고 네이버가 있었다.
게임은 끝났다고 생각했어, 스팸메일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일단 이메일을 만들고 나면, 메일을 통한 개인적인 데이터들이 차곡차곡 쌓일 뿐만 아니라, 다음 카페라는 커뮤니티 활동으로 인해서 쉽게 다른 포털사이트의 이메일 계정을 새로 만들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된다.
이런 효과를 자물쇠 효과라고 하는데, 소비자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유사한 상품으로 옮기기 어렵게 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시간이 흐르고
이메일이 점차 넓게 사용됨과 동시에, 스팸메일이 활발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호소하게 되었고
성인물 광고나, 불법대출, 악성 바이러스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스팸메일은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게 된다.
이때 다음에서 만든 해결책이 바로 온라인 우표제다.
스팸메일을 막기 위한 이 정책은, 대량으로 메일을 발송하는 업체에게 한통당 10원의 과금을 책정함으로써,
스팸메일도 예방하고, 수익창출도 되는, 획기적인 솔루션이라고 생각했었다.
자물쇠 효과? 부숴버리면 그만
온라인 우표제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많은 사이트들이 대량 메일 발송이 안 되는 한메일을 신규 회원가입할 때 사용하지 못하게 했었고,
당시 회원가입에 이메일 주소는 필수였던 만큼,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고 더 이상 한메일을 안 쓰게 된다.
그리고 네이버 메일로 넘어가게 된다.
다음은 뒤늦게, 온라인 우표제를 폐지했지만 이미 사람들은 떠나고 난 뒤였다.
1차 대전의 승자는 NAVER
승기를 잡은 네이버는 승부에 쐐기를 박아버린다. 바로 스타 마케팅과 참신한 광고 아이디어다.
당시 떠오르는 스타였던 전지현을 모델로 발탁해서 젊은 층을 사로잡는 스타마케팅을 시작하였고
다음의 상징과도 같았던 "카페"를 네이버 카페에 도입함으로써 네이버 신규유저들의 다음 카페에 대한 그리움을 지워버릴 뿐만 아니라
네이버 검색창에 "____"를 쳐보세요 라는 문구를 활용하여 네이버 검색 툴을 활성화시킨다.
이후 네이버 검색창에"____"를 쳐 보세요는 다른 회사의 거의 모든 광고의 하단에 자리매김 함으로써
화장품 광고도, 자동차 광고도, 핸드폰 광고도 네이버 광고로 만들어버리는 신의 한 수를 선보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는 대용량 메일을 위한 서버 비용에 대규모 투자를 늘린다.
사실, 이메일은 수익창출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무료 서비스를 위해 수백억의 서버 비용 증가를 감당한다는 것은 그때 당시 파격적인 결정이었지만, 네이버는 이메일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 결정은, 다음이 믿고 있었던 자물쇠를 깨버림과 동시에, 네이버가 자물쇠를 채우는 계기가 된다.
그렇게 다음과 네이버의 1차 대전은 네이버의 완벽한 반격으로 승리 한 채로 마무리된다.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 네이버와 카카오가 만드는 그만세(그들이 만드는 세상)
현재 카카오와 네이버의 최종 목적지는 하나다, 바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
인간이 지구라는 생태계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것처럼
네이버와 카카오가 꿈꾸는 세상은 자신의 플랫폼 밖에서는 사람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이메일 및 대부분의 콘텐츠 소비를 네이버에서 하는 사람들에게,
네이버 카페 없이, 네이버 지도 없이, 네이버 TV 없이, 네이버 검색창 없이, 네이버 메일 없이, 네이버 웹툰 없이 네이버 블로그 없이,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 지식인에 10여 년간 쌓인 엄청난 빅데이터는 네이버가 가진 강력한 무기 중에 하나이다.
해당 빅데이터는 언제든지, 고객들의 질문에 명쾌한 대답을 주는 훌륭한 인공지능의 지적자산으로 바뀔 수 있다.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더욱 고객의 생활밀접형으로 들어가고 있다.
카카오의 카카오톡은 단순히 시장의 선발주자여서 오늘날의 영광을 누리는 것이 아니다.
카카오톡의 성공 이후, 네이버의 라인 다음의 마이피플 등 대기업의 물량공세 속에서도 차별화된 콘텐츠와 고객만족의 노력으로 끝까지 지켜낸 것이 카카오톡이며, 이는 대한민국 국민어플로써의 엄청난 카카오의 자산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깔려있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카카오 게임, 카카오 페이, 카카오 뱅크, 카카오 뮤직(멜론), 카카오 네비, 카카오 택시, 카카오 TV 등 네이버보다 더욱 사람들의 실생활에 녹아들려고 시도하고 있다.
다시 시작된 2차 대전, 격전지는 인공지능 스피커
1차 대전 이후, 각자의 지역에서 땅을 넓히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만난 격전지가 인공지능 스피커다.
3차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전자기기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무는 곳이 바로 컴퓨터이자, 스마트폰이었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끊임없이 부딪치며 각자의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였고,
이제 더 나아가 고객의 집까지 들어가려고 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인공지능 대결의 핵심은 음성검색 인터페이스의 성능이 싸움이 될 것이다.
컴퓨터가 보급되고 나서 타이핑이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베이스였다면,
이제 음성으로 바뀌는 단계에 돌입했고, 어떤 인공지능이 사람들과 더욱 원활하게 소통이 가능하냐,
그리고 고객의 물음에 누가 더 양질의 콘텐츠와 서비스로 만족시킬 수 있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다.
1차 대전의 역전 승자 네이버, 그리고 선수가 바뀌어 입장한 다음카카오의 권토중래,
2차 대전의 결과가 궁금해지는 관전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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