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을 보며 생각했지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떨어지는 건 두려웠어
떨어지는 건 무서웠어
떨어지면 얼마나 아플까
그 상처는
결국 끝일지 모르니
하지만
떨어진 동백꽃을 보는데
하나가 아니었어
동백꽃이 땅으로 떨어져
흩어지는 게 아니라
사라지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뚝, 뚝
어느새 우수수
동백꽃밭을 만들었어
참 이상한 감정이 들었어
위에서 빛나는 것보다
아래서 붉게 물들어 있는
동백꽃들이 아름다워 보였어
대견해 보였어
참 이상한 감정이 울컥 올라와
내 볼이 빨개졌어
감당하기 버거운 뜨거움을 땅도 느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