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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여름 Feb 24. 2023

12. 일 년을 살지

풀지 않던 짐

방을 얻었다


일 년을 살지

일 년을 채 못 살지 몰라


어떤 짐은  이사 온 날 내린 그 자리

끈도 풀지 않고 먼지를 옷처럼 입었다


집을 온기로 채우지 말아야지

흔적은 남지만 추억을 저장하지 말아야지

거리를 두었는데


정을 주지 않아도 잠이 잘 들었고

창으로 들어오는 빛은 아침 커피를 맛있게 해 주었다


소문이 무성했던 존재도 알고 보니

좋은을 가진 사람인 걸 알았을 때

꽁꽁 싸맸던 마음의 담이 허물어지고

따뜻한 온기가 들어와


울어야 보이는 거였구나

그게 나를 지키는 거였구나


시간은 폭포처럼 아래로만 흐르지

과거로 가는 길을 모르지


풀지 않던 짐을 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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