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동화를 쓰기로 마음먹고 내가 얻은 현재까지 타이틀은
조선일보 최종심은 갔으니 '가능성은 보았어'였다.
그 가능성은 나를 키우기도 했고 나를 자만심에 빠뜨리기도 했다.
동화를 쓰자 마음먹고 2년도 채 안 되던 시기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그 후로는 단 한차례도 최종심에 들어가지 못했고 작년에 마흔이 되었다.
나의 운과 실력은 거기까지였을까?라고 자책하고 힘들었던 시간은
30대의 끝자락에 물밀듯이 찾아왔다.
마흔이라는 나이로 들어설 때는 어떤 성과나 타이틀이 있었으면 했기 때문이다.
나는 싫은데 누가 억지로 밀어 마흔이 된 것 같아 처음에는 많이 아프기도 했다.
그런 내가 내년이면 '동화작가'를 꿈꾼 지 10년이 된다.
물레 놀이 하는 딸 결과로 본다면 책 한 권도 내지 못했고
등단도 하지 못했으니 표면적으로는 이룬 게 없다.
근데 그런 나에게 '왜 포기하지 않냐고 포기할까?'
나 스스로 물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물론 그런 나에게 '언제까지 도전만 하고 있을 거야'라고 말하는 이도, 시선도 있다.
'지금은 어떤 마음으로 글쓰기를 할까?'
나에게 물었다.
이에 돌아온 나의 대답은
이렇게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온 것도 멋진 일이라고
그러니 앞으로도 써도 된다고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듣고 싶다.
나는 계속 쓰고 있고
쓰는 일은 멈출 수 없다.
그러니 계속 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