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 꾸역꾸역 기어 나와
세수하러 들어가는 등에 대고 시작되는
어서 씻고 밥 먹어라
숟가락질해야 밥 넘어간다
방까지 따라 들어와
안 바르면 맨얼굴에 나갈래
처바르면 맨얼굴보다 못하다
옷은 그것밖에 없냐
신발이 그 옷이랑 어울리냐
가방 단속 잘해라
버스라도 따라 탈 기세로 현관까지 따라오니
도망치듯 뛰어나와 앞만 보고 달린다
너무 먹어 뇌가 터지겠네
너무 먹어 속이 터지겠네
이판사판 더 이상은 못 참아
문을 열고 들어서니
그 자리 잔소리는 없고
불 꺼진 거실이 추위에 떨고 있네
*목포바다문학5호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