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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여름 Apr 24. 2023

18. 이판사판 더 이상은 못 참아

잔상

아침에 눈을 떠 꾸역꾸역 기어 나와

세수하러 들어가는 등에 대고 시작되는


어서 씻고 밥 먹어라

숟가락질해야 밥 넘어간다


방까지 따라 들어와

안 바르면 맨얼굴에 나갈래

처바르면 맨얼굴보다 못하다


옷은 그것밖에 없냐

신발이 그 옷이랑 어울리냐

가방 단속 잘해라


버스라도 따라 탈 기세로 현관까지 따라오니

도망치듯 뛰어나와 앞만 보고 달린다


너무 먹어 뇌가 터지겠네

너무 먹어 속이 터지겠네


이판사판 더 이상은 못 참아

문을 열고 들어서니


그 자리 잔소리는 없고

불 꺼진 거실이 추위에 떨고 있네


*목포바다문학5호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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