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바람 두 번째 이야기
덜 컸다는 말은 말이야
눈물 바람이 있고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밤
딸과 자려고 나란히 누웠던 밤
아무리 늦게 누워도 꼭 세네 마디
핑퐁이 왔다 갔다 하는 밤
아이가 말했다.
왜 그때 그 말이 나왔는지는
짐작할 뿐 정확한 이유는 묻지 않았다.
"엄마는 힘들 때 어떻게 해?"
"아니, 엄마는 힘들 때 누구한테 말해?"
그러다가...
"엄마는 아직 덜 컸어."
마치, 나를 본인보다 아래로 깔고
있다는 느낌으로 확 와닿는 말이었다.
(이 자식이~ㅎ)
자격지심 혹은 조건미달처럼 느껴진
이 말에 나는 또 욱하고 화가 날 것 같았다.
깊은 한숨을 내쉬고
싸우지 말아야지.
하면서,
엄마는 말이야~
라고 나를 변호하듯 말을 꺼냈다.
내 얘기를 다 듣고 딸이 내게 말했다.
"덜 컸다는 얘기는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은
이제 시작이라는 얘기였어. 아직 얼마든지
시간이 있잖아. 50 되기 전까지 말이야.
그러니 아직 크려면 한참 남았지."
띠옹~~/
"그리고 힘들 때는 나한테 힘들다고 말해도 돼.
울지 말고 어서 자."
눈물바람이 주제라니 이렇게 딸이 그려준 그림
띠옹~~/
뭔가 마음속에 남아있던 찌꺼기들이 한꺼번에
씻겨 내려가는 말이었다.
그래, 내 딸이 이렇게 컸구나.
개운해지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