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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잎싹 Apr 04. 2023

2023년 4월 4일

사랑사랑사랑



요즘 연극연습 시간이 늘어났다.

원래 하루에 4시간씩 연습이었는데 3월 말부터 오후 1시 30분부터 밤 10시 30분까지 연습하는 날이 늘어났고 4월은 거의 매일 온종일 연습이다.

그래서 피곤하지만 즐겁다. 하루하루를 꽉 채워 배우로 살고 있다. 행복하다.


오늘 아침에 대표님과 통화를 하는데 대표님께서 "너 잘되어야 하니까, 너는 나의 자존심이야."라고 말씀하셨다. 가슴에 뭔가 탁 꽂히는 느낌. 자존심이다... 자존심.


어제저녁에 연습하고 있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와서 금방 끊었는데 엄마에게 카톡이 왔다. '50만원 우리은행으로 보냈다~~'. 나는 30년이 넘도록 엄마에게 용돈을 받고 있다. 내년부터는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는 딸이 될 거다. 가족들의 희생과 도움으로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걸어갈 수 있다. 가족들과 친구들, 회사분들, 동료들의 도움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


연습실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노곤노곤해지고 있는데 문득, '나 오늘 하루도 살아있구나. 당연히 오늘 저녁도 평온할 것으로 생각하고 저녁 약속을 잡았구나. 아무 사건, 사고도 없이 안전하게 오늘의 일정을 마칠 것으로 당연하게 생각하며 편안한 마음이구나.' 생각했다.

감사했다. 감사하다. 온전히 평화롭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축복이다. 나는 정말 복이 많다. 우리는 재밌고 멋진 공연을 올리고 무사히 막공까지 열정을 다 해 마칠 것이며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큰 박수를 받는다. 우리는 그렇게 믿는다.


감사합니다. 모든 순간, 모든 찬란한 햇살에,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빛과 입술 끝의 다정함에, 오늘 쌓은 꿈과 꿈으로 한걸음 더 다가갈 내일에, 건조한 세상을 적셔줄 단비에, 안전과 온전한 평화에, 따뜻하고 안락한 보금자리에, 앞으로의 모든 영광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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