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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미나라 Oct 29. 2024

20) 아마존으로 떼돈 벌기 가능할까? 2/2

제품 선정을 마친 후, 나는 제품을 조달하기 위해 익숙치 않은 알리바바라는 중국 B2B 플랫폼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곳에서 사업자들은 마치 거대한 시장에 들어간 듯, 수많은 서플라이어(공급자)들의 제품과 가격을 비교할 수 있었다. 알리바바 플랫폼을 처음 사용할 때는 마치 새로운 미로에 들어선 기분이었다. 초반엔 긴장해서 손에 땀까지 났지만, 다행히 서플라이어들이 하나같이 친절하고 응답도 빨라서 한결 마음이 놓였다. 처음에는 약간 긴장이 되었지만,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싶어서 동시에 흥분이 되었다. 나는 얼굴 마사지 흡입기를 검색해 다양한 모델과 가격대를 샅샅이 살펴봤다. 특히 눈에 띈 건 이미 아마존 베스트셀러로 뜨고 있는 그 모델이었다. 그 제품을 판매하는 서플라이어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돌리며 "이거 주문제작도 가능하죠?"라고 묻고, 수량별 가격 협상에 들어갔다.


로고를 새긴 커스텀 포장을 원하면, 그에 따라 MOQ(최소 주문 수량)가 올라가고 가격도 같이 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포장은 포장일 뿐인데,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브랜딩이 소비자의 첫인상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나 자신이 소비자가 되었을 때 경험을 통해 분명히 깨달았다. 예를 들어, 같은 물건이라도 단순한 비닐 포장에 담겨 있는 제품과, 정성스럽게 디자인된 패키지에 담겨 있는 제품이 있다면, 나는 당연히 후자를 선택하게 된다. 고급스러운 포장과 세련된 로고는 단순히 제품을 담는 용기가 아니라, 그 브랜드가 얼마나 신경을 썼고 소비자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시각적으로 말해준다. 내가 그 브랜드와의 첫 만남에서 느낀 감정이, 제품에 대한 인식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브랜딩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는 첫 번째 언어인 셈이다. 그렇게 신뢰감을 주는 포장은 필수라는 결론을 내리고, 결국 MOQ와 자금을 고려해 수량을 560개로 맞추기로 결정했다. 


이때가 협상의 순간이었다! 나는 서플라이어를 설득하며 "처음엔 적은 수량이지만, 나중엔 더 많이 주문할 계획이에요."라고 어필해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냈다. 이 땐 마치 바이어가 된 기분이랄까? 그런데 막상 ‘560개 주문 확정’ 버튼을 누르려니, 심장이 갑자기 두 배로 뛰기 시작했다. '이거 진짜 괜찮을까? 잘 안 팔리면 어쩌지? 재고가 남아서 집에 쌓여 있으면?’ 온갖 불안한 생각이 밀려왔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이게 성공의 시작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작은 희망도 품었다. 그렇게 손에 땀을 쥐고 ‘확정’ 버튼을 누른 그 순간, 한편으로는 설레었고 한편으로는 스릴 넘치는 무모한 모험을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이게 바로 창업의 묘미일까 싶었다.


그 후에는 강좌에서 배운 대로 샘플 테스트를 통해 품질을 확인해야 했다. 샘플을 받을 때마다 설레면서도 긴장되었는데, 그때마다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과정임을 실감했다. 그 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기종들도 중국에서 받아 하나씩 테스트해 보았고, 결국 흡입력이 가장 우수한 기종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건, 가격이 낮다고 무조건 좋은 선택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염려해야 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빠르게 물건을 아마존 물류센터로 보내야 했기에, 시간 절약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배를 통해 운송할 경우 몇 주가 소요될 수 있어 우리는 조금 더 비용이 들더라도 비행기 운송을 선택했다. 결국 배송비와 제품 비용을 합쳐 약 5,000달러(한화 약 650만 원)가 들었다. 빠듯한 예산으로 이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동시에 다른 사업에 비해 이 정도 자금은 처음 시작하기에 알맞은 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은 모험이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줄 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제품을 아마존 물류센터로 보낸 후에는, 비로소 내가 진짜 사업을 시작했다는 실감이 났다. 머릿속에서만 구상하던 아이디어가 실제로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사업의 성공이 단지 제품을 판매하는 것만이 아니라, 품질을 꼼꼼히 검증하고,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빠르게 대응하는 데 달려 있다는 것을 배웠다. 중요한 시즌에 맞춰 제품을 보내는 일은 생각보다 더 치밀한 계획과 결정이 필요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목표로 한 이 전략이 성공할지 불안감도 컸지만, 동시에 첫걸음을 내딛는 설렘도 가득했다.


기기 제작에 필요한 자재가 준비되는 동안, 나는 지체 없이 브랜드 로고와 포장 박스 디자인 작업에 착수했다. 그에 선행하여 가장 먼저 생각해야 했던 건 브랜드 이름이었다. 간결하면서도 기억에 남기 쉬운 이름이어야 했고, 우리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담고 있어야 했다. 뷰티 카테고리와 어울리는 단어들을 떠올렸다. '자연적인', '깨끗한', '순수한', '편안한', '청량한'... 이 단어들을 곱씹을수록 공통적으로 떠오른 이미지는 하나, 바로 '나무'였다. 자연과 연결된 이 단어는 딱 우리 컨셉에 맞았지만, 영어 'Tree'나 독일어 'Baum'은 이미 많은 브랜드가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한국어 '나무'를 영어식으로 표기한 'NAMU'를 브랜드 이름으로 결정했다. 이 이름은 한국에서는 익숙하지만, 아마존 독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참신한 이름이었다. 남편도 "발음도 쉽고, 어감도 좋다."며 크게 찬성했다. 이렇게 브랜드 'NAMU'가 탄생했다.


다음 단계는 로고 제작이었다. 나는 로고 제작 웹사이트에서 원하는 디자인 스타일을 상세히 설명하고, 여러 디자이너들에게 의뢰했다. 며칠 후, 다양한 시안들이 도착했고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골라 몇 차례 수정을 거쳤다. 최종 로고가 완성됐을 때, 정말 만족스러웠다. 이로써 로고 작업이 마무리됐고, 이제는 박스 디자인으로 넘어갔다. 나는 프리랜서 플랫폼을 통해 그래픽 디자이너를 찾아 의뢰하고, 사용설명서 디자인까지 함께 진행했다. 완성된 로고와 박스 이미지, 설명서를 서플라이어에게 보내 샘플 제작을 요청했다. 얼마 후, 마침내 독일로 샘플이 도착했다. 포장을 열고 내가 직접 기획한 디자인을 눈앞에서 확인한 순간, 짜릿한 감동이 몰려왔다. 고급스러운 외관이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다른 제품들보다 훨씬 뛰어났고, 이 외관이 큰 이목을 끌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날 저녁, 남편과 나는 오랜만에 기쁜 마음으로 축하의 의미를 담아 맛있는 저녁식사를 즐기며 자축했다. 우리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샘플 확인 후, 나는 서플라이에게 '오케이' 싸인을 주었고 서플라이어는 드디어 대량생산에 들어갔다. 첫 번째 대량 주문이었고, 알리바바를 통해 처음 거래하는 서플라이어라 나는 신중하고 싶었다. 따라서 물건을 아마존 물류 센터로 바로 보내지 않고 집으로 직접 배송받기로 결정했다. 560개의 제품을 우리 집으로 보내라고 요청했고, 그동안 나는 아마존 웹사이트에 제품 리스팅 사진을 업데이트하며 상세페이지를 완성했다. 리스팅 사진은 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의뢰했고, 결과물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2주 후, 드디어 6개의 거대한 박스가 우리 집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우리가 사는 건물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건물이었다! 그래서 3층까지 남편이 그 무거운 박스를 하나하나 힘겹게 옮겨야만 했다. (남편, 진짜 미안...) 하지만 진짜 고된 작업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큰 박스를 열어 작은 제품 박스들을 하나씩 꺼내서 일일이 검수하는 작업이 남아 있었다.


제품은 기기 본체, 충전선, 흡입컵 4개, 사용 설명서, 그리고 필터 5개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하나하나 꼼꼼하게 각 구성품이 제대로 들어있는지 확인했고, 작동은 잘 되는지도 체크했다. 무려 560개의 제품을 하루종일 고개 숙여 검사하던 나는 목이 빠지는 줄 알았다. 결과적으로는 10개가 넘는 불량품을 발견했고 내가 직접 검수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해 서플라이어에게 즉시 연락하여 환불을 받았고, 그들은 추후 오더에 대한 더 철저한 검수를 약속했다.


검수를 마친 제품들은 다시 아마존 물류 센터로 보내졌고, 물류 센터에 도착했다는 확인을 받는 순간, 내 상품이 드디어 '재고 있음'으로 표시되며 구매자들에게 노출되기 시작했다. 그 순간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판매를 준비하며 겪었던 수많은 과정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나는 엄청난 성취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옆에서 늘 함께 도와준 남편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우리는 또 한 번 우리 최애 독일 음식인 슈니첼과 카이제슈마른(Kaiserschmarrn, 독일식 팬케이크)을 먹으며 성공의 기쁨을 나누기로 했다. 바삭하게 튀겨진 슈니첼에 레몬을 짜서 한 입 베어물고, 달콤한 카이제슈마른을 곁들인 저녁은 마치 작은 축제 같았다. 그동안의 고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고, 우리는 맥주잔을 부딪히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며 웃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가 이뤄낸 과정 자체가 이미 큰 성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편도, 나도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헤쳐나간 것만으로도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다음 단계로 물건을 성공적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아마존의 첫 페이지에 우리 제품이 노출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고, 이를 위해 긍정적인 리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당시, 우리에게는 첫 리뷰가 마치 신의 축복처럼 느껴졌고, 그것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초반에는 리뷰 생성을 위해 할인된 가격으로 오퍼를 제공했고,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


남편은 아마존 내에서 키워드 선별 작업을 시작했고, 이 키워드들을 바탕으로 광고와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키워드를 하나하나 분석하며 밤늦게까지 노트북 앞에 앉아 있던 남편의 눈가에는 피곤함이 묻어 있었지만, 그 속에는 성공에 대한 열정이 반짝였다. 우리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가장 매력적인 제품 설명을 고민했고, ‘지금 구매하지 않으면 후회할지 모른다’라는 메시지를 담기 위해 문장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우리 둘의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아마존 화면에 판매 갯수에 숫자 ‘1’이 떠올랐다. 마치 오래 기다려온 비가 메마른 땅을 적셔주는 것처럼, 그 숫자는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었다. 첫 판매를 확인했을 때,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진짜 팔렸어! 우리가 해냈어!" 라고 외치며 서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순간, 마치 오랜 기다림 끝에 얻게 된 작은 승리 같았다.


이 첫 판매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우리의 불안감을 한순간에 날려버렸다. "하나도 못 팔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머릿속을 맴돌았던 날들이 이제는 무색해졌다. 첫 판매 이후,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아마존의 판매 대시보드를 새로고침하며 그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지켜봤다. 이 작은 성과가 마치 눈덩이가 구르며 점점 커지는 것처럼, 우리의 자신감을 키워줬다. “이제 시작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첫 번째 판매가 이루어진 그날 밤, 우리는 축하 삼아 와인 한 병을 열었다. 와인잔을 부딪치며 서로에게 웃음을 지어 보이는 그 순간, 이 여정이 정말로 시작되었음을 실감했다.


리뷰가 10개를 넘어가자, 나는 점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이제 진짜 한번 승부를 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소매가를 과감히 34.95유로로 책정했다. 이는 같은 기종의 제품들 중에서 가장 비싼 가격이었지만, 우리 제품의 고급스러운 외관과 세련된 포장이 경쟁 제품들보다 훨씬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충분히 이 가격을 납득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해서 매일매일 아마존 페이지를 열어보며 초조하게 판매 추이를 지켜봤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할인 가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며칠 동안 더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제품이 하나씩 팔릴 때마다 스마트폰 화면에 뜨는 '새 주문 알림'이 마치 축하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당시 하루 평균 15개 정도가 팔렸고, 리뷰 수도 점점 늘어났다. 판매가 계속 오르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마치 놀이기구를 타고 절정의 순간을 향해 가는 것처럼 짜릿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 판매 기록을 확인할 때마다, 예상보다 높은 숫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물론 아마존 배달 수수료를 내야 했지만, 그 후 내가 하는 일은 그저 판매 숫자를 확인하는 것뿐이었다. 초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그 후에는 제품이 자동으로 팔리고 있다는 사실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큰 스릴을 느꼈다. 나는 이 모든 게 꿈이 아닐까 싶어 가끔은 화면을 몇 번이고 새로 고침하기도 했다.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그 결과가 눈앞에서 숫자로 확인되는 이 경험은 정말 무에서 유를 창조한 듯한 기분이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판매를 어떻게 계속 유지할까?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하루 평균 20개까지 팔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이 사업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밀려왔다. 이 흐름을 타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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