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음악 취향을 묻는 장면을 본다. 아! 나만 또 모르는 요즘 의미구나 싶어서 그들의 느낌을 유심히 살핀다. 조심스레 서로의 일기장을 보여주듯 부끄럽게 공유한다. 플레이리스트라는 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었구나 싶어 '또 나만 몰랐어.' 한다.
일할 때 듣는 음악과 혼자만의 공간에서 듣는 음악이 다르다.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곡을 일하면서 들은 적이 별로 없다. 이어폰으로 노래를 듣지 않는 나는 잔잔한 곡을 배경 삼아 일하는 것을 즐긴다. 가사가 있는 곡은 집중이 되지 않아서 듣지 않는 줄 알았는데 다시 생각해본다. 혼자들을 땐 감성 폭발하는 가사도누군가와 함께 들으면 민망할 것 같고, 음악 속에서 존재하는 감정이 유치해 보일까 봐자연스럽게 혼자 듣게 된 곡들을 보며 개인적인공간으로 이미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후배님이 묻는다. '이 곡 제목이 뭐예요?' 순간 아차 싶다. 혹시 내 공간이 보여졌을까 조심스럽다. 편안하게 배경음악으로 틀어놓은 '노르웨이 숲' 곡이라 다행이다.
플레이리스트를 살핀다. 출퇴근할 때마다 볼륨 높여듣고 따라 부르는 곡들 이건만예상보다단출하다.나보다 타인의 관점에서 더 정확하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은플레이라스트를 혼자만 보면서 그 속에 담긴 나의 내면이 궁금해졌다. 이 공간에는 어떤 내가 존재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