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ykos를 시향하며-떠오른 그날,여름

by YesterdaysScent

여름날,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드리운 그늘,

무화과 나무 아래 조용히 앉아 있던 우리.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장면은 특별한 건 없었다.

말이 많지도 않았고, 웃음이 터졌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날, 바람에 섞여 내게 스친 초록빛 냄새

참 오래도록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며칠 전, Diptyque 매장에서 우연히 Philosykos를 시향했다.


그리고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 했다.

나는 다시 그 여름날의 무화과 그늘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향수가 아니라, 풍경이었다.


그건 내 안에 잠들어 있던 한 계절의 냄새였다.

Philosykos는 단지 무화과 향이 아니다.

잎사귀를 비틀었을 때 느껴지는 풋내,

햇빛에 데워진 나무껍질,

그리고 그 곁에 조용히 있던 누군가의 숨결.

모든 것이 한 병 속에 담겨 있었다.


사람은 향기로 기억한다.

그때의 공기, 그 사람의 표정,

그리고 그 순간의 나 자신까지도.

향은 감정의 그릇이 된다.


나는 가끔 스쳐가는 향기에 감정을 붙잡히곤 한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기억들이

어느새 향기와 함께 다시 피어난다.


그래서 나는 하루를 향기로 기록하려 한다.

"Yesterday’s Scent."

그건 단지 브랜드의 이름이 아니라,

내가 감정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Philosykos는 누군가에게

그저 예쁜 향수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에겐,

"한 사람과 한 계절이 향기로 남은 증거"다.


당신의 어제의 향기는 무엇이였나요? 어떤 추억들이

묻어있나요 ?



keyword
작가의 이전글“향기로 시작된 아주 짧은 대화”-도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