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향기로 타고들어오던 날
그날, 나는 혼자 카페에 있었다.
낯설지 않은 시간. 낯익은 창가 자리.
햇살이 비스듬히 닿는 그 자리에서, 나는 어딘가로부터 흘러온 잔향을 느꼈다.
딥디크 도손.
내가 며칠 전부터 쓰기 시작한 향수.
그런데… 그날은 내가 뿌리지 않았는데도 그 향이 느껴졌다.
테이블 너머, 작은 책을 펼친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녀에게서 바람처럼 가볍게 스쳐온 향이었다.
조금은 민망할 정도로 익숙했다.
향을 통해 누군가에게 묘한 친밀감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
그녀는 커피에 입을 대고, 책장을 넘기고,
가끔 멍하니 바깥을 바라보았다.
아무 말도 없었지만,
이상하게 나도 그 자리에 조용히 묶여 있었다.
그녀가 자리를 떠나기 전,
잠시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가 내게 말했다.
“혹시… 도손 쓰세요?”
나는 웃었다.
“네. 근데 오늘은 안 뿌렸어요. 그런데…
그 향이 나서 깜짝 놀랐어요.”
그녀도 웃었다.
“저도 그래요. 오늘따라 향이 더 잘 느껴지네요.”
그게 전부였다.
아주 짧은 대화였고, 아무것도 약속된 건 없었지만
그날 이후로 그 카페에 가면
가끔 같은 향이 머물러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마음으로 향을 고른 건지도 모르겠다.
같은 시기에, 같은 이유로.
말로는 하지 않았지만,
그건 그날의 기분에 어울리는 향이었고
그 향을 입고 있던 사람을
조금 더 오래 기억하게 되었다.
“때로는, 향보다 먼저
마음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비슷한 경험 있으셨나요?
향 하나로 누군가에게 마음이 갔던 순간,
문득 오래 기억에 남았던 향…
여러분의 이야기들도 댓글로 들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