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불러오던 냄새 딥디크 도손
그날은 유난히 바람이 따뜻했다.
햇살도, 말도, 나 자신조차도 조금은 느슨했던 오후.
나는 그 날을 향기로 기억한다.
딥디크 ‘도손’을 처음 뿌렸던 날이었으니까.
꽃이 피어난다.
내 몸 위에서, 아주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처음엔 눈에 띄지 않게 다가온다.
튜베로즈의 향이 그렇다.
부드럽고 청초해서, 처음엔 향인지 바람인지 구분이 안 간다.
그러다 문득, 마음이 젖어 있다.
향이 아니라 기억에 잠긴 것처럼.
나는 어쩌면, 향기를 ‘기억의 언어’로 쓰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말로 남기지 못했던 순간,
차마 꺼내지 못한 감정,
그리고 잊은 줄 알았던 마음까지도
향은 다 알아채는 것 같다.
도손은 내게 그런 향이다.
조용히 다가와 마음을 안아주고,
그 품에서 오래도록 나를 머무르게 한다.
마치 “괜찮아, 그대로 있어도 돼”라고 말해주는 듯이.
그래서 그 향을 뿌릴 때마다,
나는 내가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조금 더 나다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날의 바람이 나를 안아주었고,
도손은 그 바람의 향기였다.
지금도 가끔,
그 바람을 다시 입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다시 도손을 꺼낸다.
기억은 향기로, 마음은 바람으로.
여러분들은 딥디크의 어떤 향수를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