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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불꽃놀이

한숲 일기 / 에세이

by 김창수

이곳에서는 일 년에 한 번 축제가 열린다. 여느 시골의 축제와 다른 것이 있다면, 역사가 오래된 토성(土城)을 중심으로 열린다는 것이다.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늘어나, 축제의 규모가 커져 이틀간 진행한다. 프로그램도 다양해서 주변 동네에서 버스 대절해서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룬다. 축제 기간에 일부 도로를 막아도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주말에 열리기 때문에 가족 단위로 즐기는 축제다.


축제 시작 며칠 전부터 야외무대 설치 등 행사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수많은 인원이 동분서주한다. 그들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교통과 통행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축제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도로를 막아 다양한 음식을 파는 거리의 조성이다. 지자체 직원들이 불량 음식 판매와 바가지요금을 근절하기 위해서 계도하는 모습이 당연하지만, 인상적이다. 오전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많은 지역주민이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불꽃놀이다. 밤하늘에 수놓는 무수한 불꽃들이 터질 때마다 들려오는 폭음소리와 화려한 광경에 여기저기서 지르는 함성이 온 동네로 퍼져나간다. 견주가 데려온 반려견들도 깜짝 놀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을 보면서 일심동체가 된다. 아파트 대단지에 입주한 지도 5년이 넘어간다. 원주민들과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하던 아파트 주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화합하면서, 불꽃처럼 건전하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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