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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수 Sep 04. 2024

18화. 금식(禁食)

about stroy / 에세이 

  금식은 치료나 종교, 또는 그 밖의 이유로 일정 기간 음식을 먹지 못하게 금하거나 먹지 않음이라는 사전적 정의가 있다. 치료 기간 또는 신체검사 전에는 금식을 하게 되어 있다. 체중 조절의 수단으로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은 단식(斷食)이다. 체중이 불어나서 단식의 한 방법으로 일부 음식을 금식하거나, 식사 시간을 조절하는 간헐적 단식 등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단식은 신체적 건강과 관련이 있다.

 신체검사 전날, 금식하면서 배고픔에 대해서 조금씩 느끼기 시작한다. 다음 날 아침에는 물도 먹지 못하고, 신체 검사장에 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신체 내부에서는 빨리 먹을 것을 달라는 요구가 급박하게 전달되고 있다. 의사의 말이 떠오른다. ‘배고픔을 즐기면 속이 행복해지고, 몸도 건강해집니다.’ 정신적 건강도 같이 오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금식의 사전적 정의에 종교라는 말이 나온다. 불교에서 금식이란 어떤 기원의 성취를 위하여 일정한 기간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정진하는 것을 말한다. 금식을 수반하는 정진은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불보살에게 정성을 들이는 기도수행(祈禱修行)에서 이루어진다. 

  기독교 금식은 일정한 종교적 계율을 지키고, 개인적인 결심이나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서 행해진다. 금식은 경건한 신앙 행위로, 고통 중에 참회할 때, 고인에 대한 슬픔의 표시로, 절박하고 간절한 요청(기도)을 위해, 하나님 앞에서 성직을 수행할 때 시행된다.

  이슬람의 라마단(رمضان) 기간에는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하고, 날마다 5번의 기도를 드린다. 라마단 동안의 금식은 가난한 이들의 굶주림을 체험하는 동시에 알라에 대한 믿음을 시험한다는 의의가 있다. 낮에 금식하고, 저녁 이후에는 이웃과 음식을 나누며, 삶과 음식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의미도 있다. 


  금식은 개인 사정과 종교에 따라 하게 된다. 본의 아니게 금식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신체적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정신적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식사량이 줄어들고, 음식의 종류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딱딱한 음식에서 부드러운 음식을 선호하고, 육류보다는 채소류를 더 가까이하게 되면서 금식에서 자유로워지고, 그 멍에를 벗어나게 된다. 이제는 금식과 가까이해야 할 것 같다.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당하게 하는 자를 자유롭게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는가.』    - 이사야 58장 6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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