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숲 일기 / 에세이
『용인 300조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지방 14개 첨단산단…尹 "신속 추진"』이라는 헤드라인을 보는 순간 용인의 다른 지역이라고 생각했다. SK하이닉스가 5년 전 한숲에서 거리가 먼 원삼면에 122조 원을 투자하는 경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 발표를 한 것과 연관이 있는 줄 알았다. 같은 용인시에 살면서 복 터졌다고 부러워했다. 아내가 갑자기 뛰어 들어오더니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들이 들어선다면서 흥분했다.
얼마 전 한숲에서 파랑새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한숲에는 파랑새가 보일 거라는 조심스러운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별다방이 이곳에 공사를 시작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도 했다. 이러다 지진이 일어나는 것 아닐까 우매한 고민도 했다. 한숲의 선택이 '신의 한 수'였나 라는 기분 좋은 생각도 했다. 살아오면서 그렇게 많이 샀던 복권은 공중에서 분해된 지도 이미 오래전 일이다.
한숲아파트 단지에는 경축 플래카드가 나부끼기 시작했고, 주민들의 입은 신나서 이미 눈을 가리고 있었다. 그런데 왜 담담할까? 오래 지난 후에나 벌어질 일이라고 감흥이 와닿지 않는 것일까? 혹시 산단이 들어서면 자연 훼손이 되는 건 아닐까? 모든 게 기우(杞憂)다. 한숲 주민이 파랑새를 찾으러 이곳으로 와서 ‘한숲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가 이곳으로 왔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축복받은 한숲에 세계의 반도체벨리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