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레길을 걷고 있다 / 연재 수필
새벽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내다봤다. 밤이 길어졌는지 아직도 어두운 밤이었다. 얼마 전까지 폭염으로 집에 있는 모든 창문을 열어 놓고 잤다. 집사람은 이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틀지 않는 나를 원망하면서 여름을 보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위와 추위에 약해졌는데도, 더위는 피하고 싶지 않았다. 일종의 냉방병 증세인지 모르지만, 더운 날씨에 차가운 바람이 싫었다. 그런 사이에 가을이 성금 다가왔다.
나는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자마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고 있었다. 비행기 안은 항상 적정 온도를 유지해서인지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얼마를 지났을까 창가를 통해서 검붉은 태양이 구름 사이로 나타났다.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음악의 감미로움이 더해갔다. 승무원이 건네준 커피 한 잔에 2차 올레길의 설렘으로 잠 못 이뤘던 밤이 구름 속으로 사라져 갔다. 창가로 제주도의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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