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레길을 걷고 있다 / 연재 수필
정자의 아늑함을 뒤로한 채 긴 골목길을 벗어나자, 넓은 모래가 펼쳐진 종달리 해변이 나타났다. 해변 길로 접어들면서 우도가 바로 앞에, 성산일출봉이 멀리서 다가오고 있었다. 한 줄로 이어진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가면서 핸드폰에서 현지 날씨를 검색하니 가을에 믿기지 않을 기온이 30도가 훨씬 웃돌고 있었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가 뒤섞이면서 심한 갈증을 느꼈다.
길가에 한치가 줄지어 끈에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며, 길 가는 사람들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차들만 드문드문 오가는 한적한 해변 길 건너편에 가게가 보였다. 사람들이 허름한 탁자에 옹기종기 모여 뭔가를 먹고 있었다. 그 옆에 있는 파란 간세에서 중간지점 스탬프를 찍고, 가게로 들어갔다. 그 안에는 석쇠에 한치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맥주 캔과 오징어 한 마리를 들고 우도가 보이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 갈증을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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