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레길을 걷고 있다. / 연재 수필
새벽 일찍 일어나 광치기 해변의 일출을 보러 갔다. 이미 해변에 앉아서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주변은 어둑한데, 핸드폰의 불빛만 해변을 밝히고 있었다. 새벽의 짙은 어둠이 물러가고 여명이 찾아온 그 경계에서 그동안 뭔지 모를 시렸던 가슴이 풀리고 있었다. 찬란한 여명이 열리면서 빨간 태양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순간, 해변의 수많은 탄성은 파도 소리에 씻겨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었다.
광치기 해변의 끝자락에 있는 간세에서 시작점 스탬프를 꺼내 힘차게 찍었다. 내수면 둑방길을 따라 멀리 보이는 식산봉을 향해 걸었다. 호수 같은 내수면으로 연결된 길이 끊어질 듯 이어지고, 바닷물이 넘실거리며 당장이라도 집어삼킬 것 같이 갑자기 출렁거렸다. 내수면 사이에 있는 숲에서 물을 마시며 잠시 쉬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숲 속에서 나오는 오묘한 냄새가 어우러져 정신이 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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