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허니문하우스의 디아스포라

나는 올레길을 걷고 있다 / 연재 수필

by 김창수

소천지 옆 숲에서 폭포수 같은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명상에 잠겨 있었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으나, 해가 기울어져 가면서 마음이 급했다. 소천지를 지나면 바로 절벽 숲 오솔길을 따라가는 길이 시작되었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젊은 연인들이 서로 손을 잡아주며 걸어갈 수 있는 낭만의 길 같았다. 긴 숲 터널을 지나 가파른 절벽을 조심스레 내려갔다.

길은 다시 낮은 언덕을 넘어서자, 시야가 탁 트이면서 바닷가가 나타났다. 평평한 길 끝 쪽에 파란색 지붕의 건물이 보였고, 그 앞에 있는 입석에는 백록정(白鹿亭)이라고 쓴 서귀포시 궁도협회의 활터가 있었다. 멀리 바닷물 건너 표적판에 빨간 깃발이 날리고 있었다. 바닷가로 이어지는 시멘트 포장도로에는 사고 방지용으로 무지개 색깔이 칠해진 돌난간이 죽 이어졌다. 바닷가가 화려한 공간으로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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