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얀 집이 그리워진다 / 연재소설
3월 초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들어섰던 교정은 산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어서인지 삭막한 분위기였다. 주위를 둘러봐도 보이는 건물은 교사밖에 없었다. 고도(孤島)를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빨간 벽돌의 교사 몇 동만이 그 산을 지키는 유일한 건물들이었다. 운동장은 하얀 손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교정 뒷마당에서 산 아래로 펼쳐진 수많은 집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오전 마지막 수업 종이 울리면 나는 교정 뒷마당으로 달려갔다. 친구들은 점심시간에 어디를 가느냐고 물었지만, 나는 말없이 교실 뒷문을 열고 나왔다. 오전 수업의 해방감에 들뜬 친구들의 아우성은 교사를 뒤덮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아파트에서만 살아온 나에게는 개인 주택들의 다양함과 예쁘게 단장된 정원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있었다.
집집이 정원에는 푸른 잔디가 융단처럼 깔려 있었고, 정원수들이 집들을 호위하고 있었다. 부자 동네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담장을 타고 넘어온 넝쿨들이 집 담벼락을 감싸고 있었다. 꽃봉오리를 맺고 있는 수많은 종류의 꽃나무들이 정원에 고풍스럽게 잘 어우러졌다. 언젠가는 저 많은 집 중에 내가 고른 집에서 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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