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 10권
돌론은 추호의 의심도 없이 곧장 그들을 지나쳐 갔다. 그가 노새로 하루갈이 밭의 넓이만큼이나 멀리 갔을 때 그들은 그를 쫓아갔다. 그는 그들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꼼짝 않고 그 자리에 섰다. 그는 자기에게 돌아오라는 헥토르의 명을 받고 트로이 진영에서 오고 있는 동료들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창의 적중 거리 혹은 더 가까이 다가오자 그는 그들이 적임을 알아차리고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면서 줄행랑을 놓았다. 그들은 즉시 추격을 개시했다. (…) 그 때 디오메데스는 앞에 창을 치켜들고 고함을 질렀다. "서라, 아니면 내 창을 던져 당장 너의 종말을 가져오게 하겠다." 말이 떨어지자 그는 창을 날렸건만 일부러 빗나가게 겨냥을 했다. 창은 돌론의 오른편 어깨를 지나 땅 속에 꽂혔다. 그는 무서워서 덜덜 떨면서 꼼짝 않고 자리에 멈춰섰다. 이빨이 부딪쳤다. 공포로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두 장수(디오메데스와 오디세우스)가 숨을 헐떡이며 그에게 다가와서는 그의 두 손을 붙드니, 와락 울음을 터뜨리며 애원했다. "살려 주십시오. 내 몸값을 바치겠습니다. 우린 많은 금이며 동, 철이 있소. 그리스 함대에서 내가 살아 있다는 소식만 들으신다면 나의 부친께서는 그대들이 만족할 만큼의 몸값을 지불하실 것입니다." 트로이 첩자 돌론(Dolon)을 생포하는 장면
"트로이 진중으로 잠입하시면 최근에 이 곳으로 와서 진영 멀리 끝에 있는 다른 진영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트라키아(Thracian) 병사들이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그들의 왕인 에이오네우스의 아들 레소스(Rhesus, 트라키아왕)가 있지요. 그의 말들은 내가 일찍이 보아 온 말들 중에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힘이 센 것들입니다. 눈보다 하얗고 부는 바람보다 빠르답니다. 그의 전차는 금과 은으로 장식되어 있고, 가장 진귀한 솜씨로 된 신비로운 황금 무기를 가져왔지요. 어떠한 인간도 착용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휘황찬란한 것이죠. 신을 위해서만 존재한답니다. 저를 함대에 가두시든 이 곳에다 안전하게 묶어 놓으시든, 돌아오셔서 제 말씀이 거짓인지 사실인지를 확인하십시오." 생포된 트로이 첩자 돌론(Dolon)이 오디에우스에게 중요한 정보를 쏟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