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르 Ohr Nov 27. 2021

플라톤, 이상세계론

20대에게 들려주는 철학자 시리즈 2


밴스, 지난번 <17-8세기 영국문학> 리포트 쓴 것을 보니까,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핵심을 제대로 알고 써서 놀랐다. 철학에 관심이 없고 책도 가까이 하지 않는 것 같은데, 막상 그렇게 글을 잘 정리한 것을 보니 놀라지 않알 수 없었어. 그럼 오늘은 플라톤을 잠시 소개할까 해. 아래의 그림은 자크 루이 다비드 <소크라테스의 죽음>, 여기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찾아보자.     

자크 루이 다비드 <소크라테스의 죽음>

플라토닉 러브(Platonic love) 라는 말을 들어봤지? 플라톤이 스승 소크라테스를 사랑한 정신적인 사랑을 말하지. 플라톤은 소크라테스가 죽음을 맞을 당시 플라톤은 29세의 청년이었어. 그런데 다비드가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그린 작품에서 플라톤은 당시 28세의 청년임에도 불구하고 노인으로 그려져 있어. 맨 왼쪽에 소크라테스를 등지고 고개를 떨구고 있는 노인이 플라톤이야. 스승이 부당한 재판을 받고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인한 충격을 표현한 듯 해. 소크라테스는 가운데 손가락을 하늘에 가리키면서, "죽음은 이민을 가는 것"이라고 하면서 영혼의 불멸을 확신했던 사람이지.

     


플라톤의 이데아론, 동굴의 비유          


플라톤은 보이는 세상과 진짜 세계는 다르다고 믿었어. 현실 세계는 가짜 세상이기 때문에 감각에 의지하지 말고 사유(생각하기)를 통하여 진짜 세계(실재)를 발견하자고 했지. 플라톤의 《국가》라는 책은 10권으로 되어 있어. 정치, 교육, 경제, 정의, 공동체, 영혼 등을 주제로 그의 철학을 집대성한 책인데, 7권에 <동굴의 비유>가 나와. 그의 이데아론을 잘 보여주는 비유이지.    

      

플라톤는 감각세계(가시계)와 지성세계(가지계)가 있다고 보았다.

동굴 안에 사람들이 손과 발과 목이 사슬에 묶인 채로 있어. 그들 뒤쪽에서 불빛이 비추고 앞에는 그림자가 보이는데 그들은 자기들이 보는 그림자를 진짜로 믿고 있다는 거야. 그들이 보고 있는 벽에 투영된 것은 그림자일 뿐이라는 거지. 그들 중에서 한 사람이 사슬을 풀고 불빛이 비치는 쪽으로 따라가다가 동굴밖으로 나와 자유로운 세상, 즉 실제 세상을 보게 되었어. 처음에는 밝은 태양 빛에 눈이 부셔서 '적응 기간'이 필요했는데, 이 적응기간은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훈련을 말하는 거야. 철학적 사유를 통해서 진짜를 볼 수 있다는 거지. 철학자는 자유인이며, 보이는 것 너머의 세계를 보는 사람을 말해.


그런데 동굴밖의 세상을 본 사람이 동굴안에 있는 사람들을 긍휼히 여겨 다시 동굴로 들어가는 대목이 인상적이야. 사슬에 매여 벽의 그림자만 보고 있는 동굴 안의 사람들에게 실상을 말해도 동굴안의 사람들은 믿지 않았어. 오히려 동굴 밖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여기지. 왜냐면 밝은데서 어두운데로 들어온 그 사람이 이상하고 어설퍼 보였던 거지. 이것이 동굴 비유의 내용이야.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는 '존재'와 '인식'의 차이를 말하고 있어. 우리가 인식하는 것과 현실 세계는 다르다는 주장이야. 우리는 동굴과 같은 현실 세계에 결박당한 채, 가짜 세상에 살고 있으며, 우리를 동굴 밖으로 탈출시켜줄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이성'으로 인지할 수 있는 이데아의 세계만이 진리, 진짜 세계라는 주장이야.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후로 플라톤은 절대 진리를 구현하는 이상세계를 연구하는데 몰입하기 시작하지. 절대 진리라고 믿었던 스승을 죽인 현실 정치에 대한 충격과 혐오속에서 이 땅에 이상세계를 실현할 절대 진리를 연구하는데 전념한거지.


실제로 시칠리 섬 시라큐즈에 이상국가를 건설하려고 시도했었어.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와 사람들 사이에 했던 대화를 기록하기 시작했어. 기록이 남아 있는 최초의 서양철학자이지. 플라톤은 영국의 셰익스피어 같은 인물이었어. 아마 글쓰기가 그에겐 치유였던 것 같아. 모든 시민이 행복한 세상을 누리는 그런 이상 세계를 그린 책이 《국가》라는 책이야. 50세 쯤에 쓴 책이야.



플라톤 철학에서 주의할 점     


플라톤의 사상은 기발하고 엉뚱한 면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그것을 그대로 현실에 적용할 수는 없어. 그는 아테네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오히려 스파르타의 강력한 통치를 더 바람직하게 보았지.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 국가란, 철학자(지혜자)들이 다스리는 세상을 말해. 철학자, 군인, 노동자 세 계층이 각자 제 위치에서 역할을 하는 세상을 이상 국가라고 보았어. 플라톤의 사상을 독재 정치를 옹호하고 전체주의의 토대가 되는 원조사상이라고 비판받을 수 있다는 것도 참고해두렴. 플라톤의 이상주의와는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주의와 현실주의를 강조하는 사상을 발전시키지. 다음엔 아리스토텔레스 이야기를 해줄께. 군생활 잘하고 기다리고 있어.     

플라톤의 사상은 너무 이상주의적이며, 사물과 형상(Idea, Form)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아리스토텔레스-   


매거진의 이전글 소크라테스, 질문하는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