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 19권
"어머니, 이 갑옷은 불멸의 신의 솜씨입니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것이군요. 이제 이 갑옷을 입고 떠나겠습니다. 그러나 친구의 상처에 파리가 덤빌까 걱정입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그 이야기는 하지 맙시다. 과거를 잊고 운명에 맡깁시다. 왜 나 같은 유한한 인간이 결코 꺼지지 않을 분노에 불타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나는 더 이상 분노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전투에 나갑시다.
아킬레우스로부터 내가 명예의 선물(브리세이스)를 빼앗던 그 날, 복수의 여신 아테가 내 맘속에 사나운 광기를 보내었기 때문이오. 신이 모든 일을 진행하는데 난들 어쩌겠소? 아테 여신은 제우스의 맏딸로 모든 이의 마음을 눈멀게 하는 잔혹한 여신이오. 내가 눈이 어두웠소, 제우스 신이 내 분별력마저 빼앗아 가서 그리된 일이니 나는 보상하기 위해 어떤 속죄라도 달게 받겠소.
친구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에 대한 슬픔은, 아버지의 별세 소식보다 더 크다. 만일 내 사랑하는 귀여운 아들 네오프톨레모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어도 이보다 더 충격적이지는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