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 《더블린 사람들》 단편 9
짝패, 짝패들 이라고 번역되기도한다.
패링턴 Farrington 건장하고 공격적인 사무원이자 주인공. 알콜중독자. 와인으로 얼굴이 붉어져있고 성질을 부린다. 패링턴은 자기 직업을 싫어했지만 그 직장을 떠날 형편은 못된다. 술을 마시기 위해서 사무실에서 가불을 받고자 했지만 거절당했고 그래서 전당포에 시계를 저당잡고 돈을 구한다. 그는 분노의 시한폭탄처럼 더블린 시내를 돌아다닌다. 그는 직장생활에 짜증이 나고 좌절된 심정을 술로 푸는 행동이 반복된다. 술을 마시다가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물리적인 다툼을 하는 것은 그만큼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패링턴은 팔씨름에서 젊은이에게 지고 술을 마셔도 기분이 나쁘고 술에 취하지 않는다. 집에 돌아와 아들에게 분풀이를 한다.
앨레인 씨 Mr. Alleyne 그는 법률사무소의 패링톤의 전형적인 보스이며 늙은 바보같다. 그는 패링턴의 일처리에 화를 내며 소리지르고 패링턴에게 모욕을 준다. 패링턴은 그 상사때문에 짜증이 나서 사무원들 앞에서 그 상사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앨레인은 패링턴을 좌절시키고 화를 돋구는 역할을 한다.
파커 양 Miss Parker 앨레인 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사무원이다.
셸리 Mr. Shelley 앨레인 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사무장이다.
델라코어 양 Miss Delacour 앨레인 씨가 좋아하는 중요한 고객이다. 패링턴은 그녀 앞에서 앨레인 상사에게 모욕감을 준다.
노시 플린(Nosey Flynne), 오할로란(O'Halloran), 칼란(Callan), 패디 레오나드(Paddy Leonard) 패링턴의 술친구
웨더스 Weathers 패링턴의 젊은 술친구인데 3판 2승제 팔씨름에서 패링턴을 이긴다.
톰 Tom 패링턴의 어린 아들이다. 술취한 아버지를 돕고자 하지만, 패링턴은 자신의 좌절 때문에 이런 아들에게 분풀이를 한다.
패링턴은 법률사무서의 공증사무원이다. 고압적인 상사인 앨레인 씨가 그를 2층으로 부른다. 오늘 오후 5시 30분까지 계약서를 정서해서 오라고 하는데, 20장 가까운 계약서를 데드라인까지 정서하는 것은 거의 힘든 일이다. 패링턴은 자기 일자리로 돌아가지만, 자기 자리에 않자마자 권태가 밀려들어와 와인 한 잔 하러 나간다. 거리를 지나서 어둡고 아늑한 오닐 O'Neill 술집으로 들어가서, 술한잔 하고 짧은 시간에 돌아온다. 들어오는데 고객인 델라코어 양이 사용하는 향수냄새가 감지된다. 사무장이 두 명의 고객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앨레인 씨가 패링턴을 찾는다고 사무장이 날카롭게 말한다. 델라코어 양이 요청한 사례의 편지를 다시 정서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패링턴은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는데 편지 두 통을 복사하지 못했는데, 앨레인 씨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랐다. 패링턴이 그 미흡한 자ㄹ를 제출하고 자기 일을 하려고 자리로 돌아왔다. 일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패링턴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술마시는 것을 상상하는데, 자기 일을 끝내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는 목마르다. 갈증을 해소하려고 술을 마시려고 가불을 받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한편 앨레인 씨는 자료가 미흡하고 두 통의 편지가 빠진 것을 알아차리고 패링턴의 책상에 고객인 유쾌한 델라코어 양을 데려와서 패링턴을 난처하게 비판하기 시작한다. 패링턴은 '몰랐다'고 주장하며 델라코어 양과 동료 사무원들 앞에서 위트있게 앨레인 씨에게 모욕을 준다. 사무원들과 델라코어 양이 재미있어 한다.
앨레인 씨에게 사과하라는 강요를 받자, 패링턴은 자기 일을 마치지 않고 사무실을 떠나는데 뒷끝이 작렬할 것을 두려워하며 술집으로 향한다. 패링턴은 술마실 돈을 마련하려고 시계를 전당포에 잡힌다. 첫번째로 들린 술집에서 그는 친구 노시 플린, 오할로란, 패디 레오나드를 만나서 자기가 앨레인 상사를 멋지게 모욕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사무실 동료직원에 그 술자리에 함께해서도 상사를 곤란하게 한 이야기를 반복했다. 첫번째 술집에서 나온 후 술친구들과 2차를 갔다. 2차에 가서 레오나드가 곡예사(acrobat)인 잉글랜드 사람 웨더스를 소개해주었다. 패링턴은 술값을 자기가 내는 것이 화가났는데, 술친구들은 계속 술을 마시고 3차를 갔다. 패링턴은 옆에 앉아 있던 우아한 여인을 꼬시려 했는데, 유부남인 자기에게 무관심한 것을 보고 좌절감을 느꼈다. 레오나드와 오할로란은 둘다 팔뚝근육을 자랑하는 패링턴과 웨더스의 팔씨름을 성사시켰다. 3판 2선승제에서 패링턴이 졌다. 이는 아일랜드가 영국(잉글랜드)에 져서 수치감을 느꼈던 역사를 상징한다. 회사에서 보스 앨레인은 영국 이름이고, 패린턴은 아일랜드 사람이다. 이 또한 아일랜드가 영국에게 졌던 역사를 상징한다. 보스 앨레인은 북아일랜드 말투를 사용하는데, 잉글랜드의 개신교도들이 아일랜드를 점령해서 북쪽에 살았기 때문이다. 술집에서 그의 눈길을 무시했던 여자도 도도한 잉글랜드 사람이었다.
패링턴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샌디마운트로 가는 작은 전차를 기다리며 몹시 뚱한 얼굴을 하고 오코넬 브리지 모퉁이에 서 있었다.
그의 마음은 들끓는 화와 복수심으로 가득 찼다. 술에 취하지도 못한 데다 수중에 2펜스밖에 없었기에 창피하고 못마땅했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아까 사무실에서 돈을 구해보려다가 결국 전당포에 시계를 잡혔고 그렇게 마련한 돈을 술값으로 홀랑 다 써버렸다. 하지만 정작 패링턴 자신은 취해 보지도 못했던 것이다. 다시 갈증이 나기 시작하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술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패링턴은 한날 애송이한테 두 번씩이나 지는 바람에 힘센 남자라는 명성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있었던 참에, 아까 자신과 부딪히고 나서 미안하다고 말했던, 큰 모자를 쓴 여자가 잉글랜드 액센트로 '실례합니다(Pardon!)' 하고 큰 모자로 자신을 스치고 지나간 것을 생각하니 더 화가 치솟아 목이 멜 지경이었다. 쉘버른 로드에서 하차하여 큰 몸뚱이를 부대 막사 벽에 붙이다시피 하고 앞으로 나가면서도 집으로 돌아가기가 끔찍이도 싫었다.
<더블린 사람들> '분풀이' 102쪽.옮긴이: 번역공장
패링턴은 수치심과 분노로 가득차서 집으로 돌아왔다. 도시의 중산층이 사는 셸브른(Shelbourne) 거리였다. 어두운 집에 들어가서 아내 아다(Ada)를 부르는데 다섯 자녀 중 한 명인 톰이 나온다. 톰은 엄마가 교회에 갔다고 말한다. 패링턴은 톰에게 불을 키고 저녁을 준비하라고 말한다. 톰이 저녁준비가 늦어지자 막대기를 들어 아들을 잔인하게 때리기 시작한다. 아들은 제발 봐달라고 사정을 한다.
패링턴은 어디에서도 기가 죽게 된다. 직장에서는 상사 앨레인 씨에게 당하고, 술집에 가서 여자에게 다가가도 유부남이라 무시당한다. 젊은 웨더스와의 팔씨름에서도 져버렸다. 직장에서 거세당하고, 여인에게 무시당하고, 팔씨름에서도 지고 자신의 힘과 능력을 증명할 수가 없어 무기력과 좌절과 분노에 빠진다.
직장에서 보스에게 억압당하는 패링턴은 술집에 가서 술마시고 친구들과 떠드는 것을 상상한다. 실제로 잠시 술집에 가서 술 한잔 마시고 사무실로 돌아오기도 했다. 패링턴은 자신이 좀더 용감하고 좀 더 재미있는 사람이기를 상상한다. 백일몽을 통하여 현실을 도피하는 중이다. 현실에서 패링턴은 직장에서 혼나고, 술집에서 팔씨름에 젊은이에게 지고, 술마시느라 돈도 다 써버리게 된다. 이런 도피주의는 비생산적이고 해롭기까지 하다. 이처럼 현실을 도피하는 패링턴은 영국의 식민지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아일랜드의 삶을 상징한다. 패링턴이 술친구들에게 회사에서 상사에게 무안을 준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다. 이렇게 자신의 찌질한 현실을 그럴듯하게 꾸미는 것은 패링턴이 실제 자기의 모습보다 자신을 더 과장되게 보이려 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더 멋지게 봐주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제임스 조이스는 패링턴을 통하여 아일랜드 사람을 환상가 fantasist, 이야기꾼 the storyteller, 그리고 술꾼 the drinker로 묘사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영국의 식민지라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조이스는 보았다. 아일랜드를 지배하는 사람들은 북아일랜드 말투를 쓰고 있는 영국인들이었다.
술취하려고 술을 마시지만, 아무리 술을 마셔도 취하지가 않는다. 이제는 내성이 생긴 알콜중독자가 된 것이다. 집에 돌아와서 힘없는 아들에게 분풀이를 하며 좌절된 자기 힘을 발휘한다. 이것이 더블린 사람들의 전형적인 삶이라는 인상을 준다. 아일랜드가 외국인에 의해서 덮여 있음을 상징한다. 아내 아다가 교회에 갔다는 것은 아일랜드 더블린의 마비된 삶에 교회가 별 소용이 없었음을 암시한다.
주인공 패링턴은 유난히 남성다움을 강조한다. 그러나 팔씨름에서 졌고 술집에서 추파를 멋지게 생긴 여인에게 추파를 던졌지만 소용이 없이 무시만 당했다. 수치심과 분노에 찬 패링턴은 힘없고 죄없는 아들 톰에게 분풀이를 함으로써 자신이 승리자이고 남성적이라는 것을 증명라기를 원했다. 제임스 조이스는 이것을 남성성과 수치심의 요요현상이며, 이것은 매우 해롭다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