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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 Ohr Jan 02. 2022

7권 파이아케스 족, 알키노오스 왕과 아레테 왕비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읽기 안내서

7권에서 오디세우스는 파이아케스 족 왕비 아레테(Arete)에게 자신이 경험했던 다양한 모험 이야기를 들려준다. 7년 동안 -아틀라스의 딸- 칼립소에게 감금된 이야기, 뗏목을 만들어 타고가다 난파되어 헤엄쳐서 파이아케스 섬 스케리아 해변에 도착한 이야기, 나우시카 공주를 만난 이야기를 하며, 고향땅 이타카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아레테 왕비에게 간청한다. 오디세우스의 모든 모험은 알키노오스 왕 앞에서 회상 형식으로 9-12권에 걸쳐서 이야기한 것이다.



알키노오스 왕의 궁전


공주 일행이 궁전에 도착해서 저녁식사 준비를 할 즈음에, 오디세우스는 알키로오스 궁전을 향해서 걸어간다. 그 때 아테나 여신이 안개로 주위를 덮어서 아무도 오디세우스를 볼 수 없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그를 보고 '누구냐?'고 말을 걸어오지 않게 보호한 것이다. 아테나는 어린 소녀로 변신하여 오디세우스를 궁전으로 안내했다. 그녀는 오디세우스에게 담대하라고 말하고, 아레테 왕비에게 호의를 얻으라고 조언한다. 왜냐하면 아레테 왕비는 분별력이 탁월한 것으로 왕국에 평판이 자자하기 때문이다. 아레테는 포세이돈의 후손이며, 파이아케스 족은 포세이돈의 후손답게 항해 기술이 탁월하다. 



유토피아를 연상케 하는 궁전 


궁전 앞에 도착한 오디세우스는 그 장엄함과 아름다움에 압도된다. 알키노오스 궁전은 유토피아에 비견된다. 현관은 청동으로, 만은 금으로 만들어 건물을 단단하게 닫고 있었다. 문의 기둥은 은으로 된 개들이 지키고 있는데 그 은으로 된 개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작품이다. 뜰에는 너른 정원이 있어서 과일나무들이 무성하게 있었다. 과일이 열리지 않는 계절이 없었다. 남자들은 포도즙을 짜고 있었고, 두 개의 샘이 정원을 뻗어 흐르고 있었다. 궁중에는 오십 명의 시녀가 있는데 방아로 곡식을 찧거나, 올리브 기름을 바르며 곱게 천을 짜고 있었다. 남자들은 전문적인 뱃사공이고, 여자들은 길쌈하는데 탁월하였다. 아테나 여신이 이런 훌륭한 솜씨와 고상한 마음씨를 선물로 주었기 따문이다. 


오디세우스가 왕궁 안으로 들어가니 많은 사람들이 만찬을 하고 있었다. 그가 아레테 왕비의 무릎에 손을 얹는 순간, 작은 소녀로 변신하여 그를 도왔던 아테나 여신은 사라졌다. 그를 보자 궁내에 있던 사람들이 잠잠해지고 볼수록 놀랐다. 궁내가 조용해졌을 때 오디세우스는 아레테 왕비의 가족을 축복한 후에 안전하게 고향땅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간청했다. 


"성스러운 렉세노르(Rhexenor)의 따님, 아레테 왕비님. 저는 무수한 고난 끝에 여기 대령하게 되었습니다. 신이시여, 이분들께 만수무강을 허락하시고, 자녀들께도 각기 큰 재물을 내리시며 백성들에게도 영광을 주십시오. 원하옵건대, 저에게는 한시바삐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주소서. 오랫동안 친지들과 떨어져서 어려움만 겪으며 살았습니다."


왕비를 만나는 오디세우스의 전략은 영웅스럽기보다는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자신의 명문 가문과 자신의 이름, 자신의 고귀함과 능력을 말하지 않았다. 아테레 왕비에게 기원을 한 오디세우스는 잿더미 가운데 있는 화로 곁에 앉았다. 그러자 원로이며 웅변가인 마음씨 좋은 귀족 에체네우스(Echeneus) 일어나 꾸짖듯이 왕에게 말했다. 손님을 잿더미 화로에 앉히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알키노오스 왕은 그 말을 듣고 옆에 앉은 아들 라오다마스(Laodamas)를 자리에서 일으키고 그 대신 잿더미에 있는 오디세우스를 윤택이 나는 그 의자에 앉히고 식사를 대접했다. 먹고 마신 후에 시종 폰토노오스(Pontonous)에게 참석자들에게 술잔을 채우게 한 후에 먼저 첫 잔을 제우스 신에게 제주를 올리고 술을 실컷 마셨다. 알키노오스가 참석한 지도자들에게 지금은 밤이 늦었으니 모두들 잠자리에 들고, 내일 아침에 모여서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고 손님이 고향땅으로 돌아갈 방안을 마련하자고 했다. 왜 이렇게 낯선 사람을 극진히 대접할까 그 이유가 재미있다. 종종 신들이 인간의 모습으로 변장해서 오기 때문에 '그가 하늘에서 내려온 어떤 불사의 인간'이 아닐까 생각해서 극진히 대우하는 것이었다. 오디세우스는 자신을 낮추며, 자신은 신들 근처에도 못하는 마땅히 죽어야할 인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인간 중에서 가장 불행하고, 가장 슬프고 가장 고난을 많이 겪었으며, 인간이기에 정신은 괴롭고, 그 괴로운 정신을 잊기 위해서 슬픔에도 불구하고 배를 채워야할 그런 유한한 인간이라고 말한다. 집에 돌아가도록 도와주셔서 고향땅에서 행복하게 죽게 해달라고 했다. 


"알키노오스 왕이시여, 저는 불멸의 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몸과 마음이 최고로 고생한 인간에 불과합니다. 시종일관 이렇게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슬픔가운데 있는 처지이지만 또 먹지 않으면 안될 그런 인간말입니다. 아무리 슬프고 번민가운데 있더라도 먹어야 하니 이놈의 텅 빈 뱃속만큼 파렴치한 게 없습니다. 지금 크나큰 번민가운데 있지만 그래도 실컷 먹고 마셔야 하고, 내 모든 슬픈 기억은 잠시 제껴두고 때가 되면 배를 채워야 합니다. 왕께서 말씀하신 대로 날이 새면 아직 수많은 고통을 겪어야 할 불행한 저에게 고국의 땅을 밟게 하여 주시고 내 재산, 내 사람들 그리고 고대광실 높은 내 집에서 살면서 인생을 마치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아테나의 조언대로 자신을 한없이 낮추어서 동정심을 유발한다. 



알키노오스와 아레테 부부


사람들이 돌아가고 오디세우스와 신과 같은 알키노오스, 그리고 팔이 흰 아레테가 남았다. 시종들이 식탁을 치울 때 아레테 왕비가 오디세우스가 입은 옷을 자세히 보니 딸 나우시카의 옷 같아서 의심스러워서 질문한다. "손님, 그대는 뉘시오? 어느 국민이며, 이 옷은 누구한테 얻었소? 바다에서 길을 잃어서 우리에게 왔다고 하지 않았소?" 이에 오디세우스가 칼립소를 탈출한 이야기부터 나우시카 공주를 만나서 옷을 얻어 있은 일까지 풀스토리를 말한다.



오디세우스의 모험 이야기


파이아케스의 알키노오스 궁전에서 오디세우스 가 모험 이야기를 하는데 8-12권까지 이어지고, 13권에서 파이아케스 섬을 떠난다. 오기기아(Orgygia) 섬에서 칼립소에게 7년 동안 감금된 이야기부터 한다. 바다에서 난파되어 동료 전우를 잃고 표류하다가 칼립소에게 구출되어 살아남았다. 하지만 칼립소가 오디세우스를 사랑의 감옥에 가두어 7년 동안 감금되다가 8년째 신의 명령으로 뗏목을 만들어 칼립소 섬을 떠날 수 있었다. 뗏목을 타고 17일 항해해서 파이아케스 족이 살고 있는 스케리아 섬이 보이는 곳까지 왔는데 포세이돈의 저주로 폭풍이 일어나 뗏목이 파괴되고, 자신은 맨몸으로 헤엄쳐 2일 동안 표류한 다음에 가까스로 스케리아 섬 강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너무나 지친 자신은 숲 속 올리브 나무 둥지 밑에서 낙엽을 덮고 곤히 자는데, 다음날 공놀이를 하다가 공이 빠져서 날카로운 소리를 지른 젊은 여인들의 소리를 듣고 잠이 깼는데, 아레테 왕비의 딸 나우시카 공주가 시녀들과 빨래를 하러 온 것이었다. 알몸에 굶주렸던 자신은 입을 것과 옷 한 벌을 부탁했고, 나우시카 공주가 자비를 베풀어주었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알키노오스 왕이 나그네를 왜 직접 이리로 데려오지 않았느냐고 공주의 행동을 힐책하자, 오디세우스는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그런 방법을 제안했다'고 말한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공주가 제안한 것이었다. 오디세우스는 시시포스와 더불어 '꾀돌이'로 알려졌다. 이 말이 자신의 재치를 부각시키려는 것인지, 공주를 보호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재치가 돋보인다고 하는데 난 거짓말이 거슬린다. 만일 공주가 '거짓말'이라고 했다면 일이 복잡하게 되는 것 아닌가. 호메로스가 오디세우스를 재치있는 꾀돌이로 부각시킨다는 것으로 알고 넘어가자. 이에 알키노오스 왕은 오디세우스에게 호감을 느낀다.


"손님,  그대와 같은 남자가 내 딸을 데려가서 사위가 되고, 여기에 머물러 주셨으면! 그대가 여기에 머물고자 한다면, 집도 재산도 하사할 것이오. 그대의 뜻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파이아케스 사람들은 아무도 붙잡지는 않으리다. 제우스 아버님은 절대로 그런 것을 금하고 계실 것이니! 자, 짐이 그대의 출발을 확정할 테니, 그대는 안심하고 쉬시지요."


알키로오스 왕이 오디세우스를 맘에 들어한다.


항해 기술이 좋기 때문에 하루 동안 배를 만들어 출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오디세우스는 신들에게 무사 귀환하도록 기도를 올리고 잠자리에 든다. 아레테 왕비가 시녀를 시켜서 마련한 특별한 잠자리였다.


귀족 에체네우스(Echeneus)의 친절함, 왕과 왕비의 푸짐한 손님대접(hospitiality), 동기를 속이고(deception) 자기를 낮추어 지혜롭게 도움을 요청하는 오디세우스의 지혜가 돋보인다.


알키노오스 궁전에 온 오디세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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