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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 Ohr Jul 21. 2022

지옥편 제8곡 스틱스 강의 뱃사공 플레기아스

지옥 5환 스틱스 늪강

스틱스 강의 뱃사공 플레기아스(Phlegyas)

뱃사공 플레기아스의 도움으로 분노지옥(제5환)에 있는 스틱스 늪강을 건너고 있다.


아케론 강을 건너게 해준 것이 뱃사공 카론(Charon)이었다면, 지옥의 제5환 스틱스 강의 늪을 건너가게 해주는 뱃사공은 플레기아스(Phlegyas)이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아> 6권에 등장하는 그는 전쟁과 불의 신 마르스와 크리세 사이에서 태어났다. 자기 누이 코로니스를 능욕한 아폴론 신에게 대항하여 델포이 신전을 불사른 죄로 사살되어 지옥에 떨어져 있는 망령이다. 단테는 플레기아스를 지옥의 제5환(분노지옥)에서 벌받는 망령들의 감시자로 세운다. 플레기아스는 복수에 눈이 어두워 신을 무시하는 분노의 상징을 상징한다.


단테는 분노지옥 중앙에 있는 '디스(Dis)의 성' 꼭대기에 있는 두 개의 불꽃을 보았고, 이 불꽃에 응답하듯이 멀리 떨어진 등대에서 불이 깜박거리는 것을 보았다. 베르길리우스에게 그 뜻을 물으니, '두 불빛은 우리가 도착했다는 신호이고, 배가 그들을 위하여 도착했다'는 뜻이라고 했다. 배 한 척이 화살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스틱스 강의 늪을 건너가게 할 뱃사공은 마르스의 아들 플레기아스의 망령이었다.



단테의 정적, 필리포 아르젠티의 혼령


분노지옥(제5환)에서 뱃사공 플레기아스가 노저어 스틱스 늪강을 건너는데, 단테의 정적 필립포 아르젠티(Filippo Argenti)이 그 배에 오르려 한다. 그는 피렌체에 살 때 오만하고 분노하기를 즐긴 자였다. 


키잡이 플레기아스가 모는 배가 흙탕물을 헤치며 나가는데 한 망령이 다가오더니 진흙에서 배를 잡고 올라왔다. 그 분노지옥(제5환)에 살면서 형벌을 받는 그를 단테가 알아보고 화가났다. 단테가 그를 알아볼 수 있으나 이름도 부르기 싫어서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다. 그는 단테의 정적 필립포 아르젠티(Filippo Argenti)로서, 망명중인 단테가 피렌체로 돌아오는 것을 반대한 집안 사람이다. 아르젠티는 단테에게, "당신이 누구인지, 왜 살아있는 몸으로 죽은 자들의 왕국에 왔는지?"를 묻는다. 그를 알아본 단테는 분노에 찬 음성으로 그를 저주하며 더 심한 형벌을 받으라고 말한다. 단테는 더이상 지옥의 혼령에게 동정을 표히지 않는다.


눈물과 슬픔을 머금고 너 저주받은 영혼과 여기 남아 있거라. 아무리 더러운 모습이어도 널 알아볼 수 있구나. 단테가 지옥에 간 그의 정적 아르젠티에게.


진흙을 뒤집어쓴 그 영혼이 두 손을 걸쳐 배를 붙잡으려 하는데, 베르길리우스가 그를 진흙속으로 떠민다. 그러면서 단테를 포옹해 주며 입맞춘다. 단테의 분노가 당연한 의분이라며 칭찬해주며, 아르젠티에 대하여 설명한다.


(아르젠티는) 세상에 있을 때 교만하고 화내기를 즐겼기에, 또 좋은 일이라곤 하나도 남긴 일이 없기에, 지금 스틱스의 늪에서 벌받고 있노라.

베르길리우스가 설명하는 이생에서의 아르젠티의 죄. 교만과 분노.



디스의 성


단테의 귀에 들려오는 무시무시한 고통의 소리가 들린다. 그것은 '디스의 성'에 사는 저주받은 영혼들과 악마들이 득실거리는 소리라는 것이다. 불 속에서 금방 나올 듯한 붉은 성벽이 보인다. 영원히 타오르는 불길에 휩싸인 성벽이다. 이들은 디스의 입구에 도달했다. 문 앞에 도달하자 수많은 악마들이 나타나 끈질기게 질문하다. "살아 있는 몸으로 어떻게 거길 가느냐?"며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스승님, 둥근 지붕의 회교사원이 저 골짜기 속에 또렷이 보입니다. 마치 불길 속에서 꺼낸 것처럼 새빨갛군요.  하옥(지옥의 밑부분, 6환~9환)으로 가는 지옥의 건물을 회교사원으로 설정한 것은, 당시 단테가 회교도 세력의 진출을 두려워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처음으로 베르길리우스가 단테를 통과시키는데 실패하고 이 디스의 성문을 통과하지 못한다. 악마들이 두 방문자의 면전에서 디스의 성문을 닫는다. 베르길리우스는 상처를 받고 단테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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