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르 Ohr Jul 21. 2022

지옥편 제9곡 디스(Dis)의 도시, 복수의 세 여신

지옥 5환, 복수의 세 여신, 메가리아,알렉토,티시포네

디스(Dis)의 도시: 하부지옥의 시작점


디스의 도시는 하층지옥인 제6환이 시작되는 곳이다. 디스의 도시 안에는 기독교의 복음을 거부한 이단과 이교의 죄를 지은 자들이 있는 곳이다. 대표적으로 사후세계와 심판을 부인하는 자가 거주하고 있다. 디스의 도시는 이 두 방문객을 받아들이지 않기에, 둘은 대문밖에서 두려워하며 기다린다. 베르길리우스도 이 도시의 성문에서 거절당하자 두려워하며 얼굴이 창백해진다. 천사가 그들을 도와줄 것이라고 베르길리우스가 말했는데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아무런 도움이 오지 않아 오랫동안 기다린다. 단테가 '이 성문을 통과한 사람이 있었냐?'고 묻자, 베르길리우스는 자신이 전에 지옥의 가장 깊고 어두운 곳에서 한 영혼을 데리러 갔을 때 한번 내려갔었던 적이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길을 알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단테를 안심시킨다. 단테는 이 여행에서 천국까지 이를 수 있을지 또는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디스 성: 복수의 세 여신들과 메두사


*복수의 세 여신과 오레스테스

*지옥 제9곡 복수의 세 여신들

: 메가리아,알렉토,티시포네


탑 꼭대기는 빨갛게 타올랏고,

피로 물든 지옥의 세 복수의 여신이 재빨리 일어섰다.

그 모습과 태도는 여자다웠고,

허리에는 초록빛 바다뱀을 디로 감았으며,

머리에는 실뱀과 불뱀이 돋아나

무서운 형상으로 관자놀이에 칭칭 감겨 있었다.

이들은 영원한 가책의 여왕이 거느린

시녀들이었는데, 그것을 재빨리 알아차린 스승이 말했다.

“봐라, 흉악하기 이를 데 없는 에리니에스이다.

왼쪽에 잇는 것이 메가리아(질투의 신),

오른쪽에 울고 있는 것은 알렉토(분노의 신),

티시포네(복수의 신)는 가운데 있다.”

그리고는 스승은 입을 다물었다.


특히 무덤의 모양은 더한층 비참하였다.

무덤과 무덤 사이에서 불꽃이 내뿜어져

무덤이 깡그리 타고 있는데,

대장간에서도 쇠를 이토록 달구지는 않으리라 싶었다.

무덤의 뚜껑은 모조리 쳐들리고

참으로 애처로운 한탄 소리가 새어나온다.

무척이나 비참하게 상처받은 자들의 목소리다.

복수의 세 여신, 에리니에스(The Furies).

*아이스킬로스의 3부작 중 3부 <에우메니데스-자비를 베푸는 여신들-(The Eumenides)>도 복수의 세 여신을 가리킨다.


베르길리우스는 계속 말을 하고 있었으나, 단테는 그가 말하는 것이 어느 순간 들리지 않았다. 디스 성의 탑 꼭대기에서 벌건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거기서 복수의 세 여신(the Furies)이 등장했다. 그들은 피범벅이 되어 있었고 뱀이 그들의 이마를 둘러 있었다. 베르길리우스는 즉시 그들을 알아보고 이름을 불렀다. 알렉토(Allecto), 메가이라(Megaera), 티시포네(Tisiphone)였다.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의 정부 아이기스토스를 살해한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Orestes) 3부작의 3부에서 '복수의 세 여신들'을 '에우메니데스(the Eumenides)라고 불렀다. 오레스테스의 어머니 살해보다, 아버지에 대한 정의를 행한 것으로 복수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에우메니데스의 뜻은 '자비를 베푸는 여신들'이다. 곧 복수의 세 여신을 뜻하는 말이다.

지옥편 제9곡. 세 여자 고르곤 가운데 하나인 메두사를 보지 못하게 단테(파란옷)의 눈을 가리는 베르길리우스(빨간옷). 고르곤 괴물 메두사, 머리카락이 뱀이다.


복수의 세 여신들은 기괴한 비명소리를 지르며 메두사(Medusa)를 불러서 두 시신을 돌로 굳게 만들어 지옥에 보내려고 했다.  베르길리우스는 얼른 단테의 눈을 가려준다. 왜냐하면, 머리카락이 뱀으로 된 이 메두사를 보는 자마다 돌로 굳게 되어 지옥으로 가기 때문이다.



한 천사의 구원, 무덤으로 가득 찬 디스 성


바로 그 때 시끄러운 큰 소리를 들어서 스틱스 강쪽을 돌아보니 한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스틱스 강의 허리케인을 헤치고 늪에 발을 더럽히지 않고 걸어오면서 수많은 혼령들을 떼어놓는 것을 보았다. 그 천사가 디스의 성문을 지팡이로 터치하자 즉시 성문이 열렸다. 디스 성 안에 있는 악마들은 그 천사 앞에서 겁쟁이로 변하여 물러가고 만다. 그 악마들은 본래 겁쟁이들이다. 그 천사는 디스의 거주민들에게 "신의 뜻을 방해하지 말라"고 말했고, 단테와 베르길리우스에게는 아무 말도 없이 떠났다. 이 천사는 말의 권세로 복수의 세 여신들과 타락한 천사들을 물리쳤고 신의 뜻의 절대적 위력을 분명하게 주장했던 것이다.  베르길리우스가 주문을 외우고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악의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반대하는 자에게는 이 모든 노력도 소용없다는 뜻이다. 디스의 도시 성문을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신의 도움이 없이는 구원을 성취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천사의 말의 보호를 받은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아무런 저지를 받지 않고서 디스의 도시 안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단테가 둘러보니, 평지가 보이는데 무덤(sepulchers)으로 가득 차 있었고 무덤 사이에 불꽃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무덤들(tombs)이 열려진 채로 있었고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무덤 안에 있는 혼령들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단테는 들을 수 있었다.


지옥의 제6환은 디스의 도시는 이단지옥(the Heretics)이다. 예수를 믿지 않고 다른 사상이나 신을 믿었던 이단자들이 가는 곳으로, 이곳의 죄인들은 뜨거운 관 속에 갇혀 그 열기에 신음하고 있다. 최후의 심판이 닥쳤을 때, 그나마 열려있던 관 뚜껑조차 닫히게 되고 영원한 고통에 시달릴 것이라고 한다. 죄악의 정도에 따라 열의 세기가 심해진다. 다음 제10곡에서 철학자 에피쿠로스와 피렌체의 이단자 파리나티(Farinata)를 만나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옥편 제8곡 스틱스 강의 뱃사공 플레기아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