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옥(1환 림보~6환 이단지옥), 하옥(7환 폭력지옥 ~ 9환 배반지옥
여기 한때 교황이었던 아나스타시우스, 포티누스(Photinus)에게 이끌려 바른 길에서 벗어난 자를 내가 지키노라
첫 번째 부분에는 폭력을 휘둘러 사람을 죽이거나 상해를 입힌 자들이 갇혀 있다네. 두 번째 부분에는 자기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한 자들인데, 자살을 하거나 자해를 저지르거나 노름으로 인생을 탕진한 경우일세. 결국은 그 대가로 몸부림치며 후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지. 세 번째 부분에는 하나님을 깔보거나 업신여긴 자들이 갇혀 있네. 이들 역시 하나님의 공의를 부정하고 모독한 죄로 고통을 받고 있지. 덧붙이자면 부정한 방법으로 타인의 재산을 강탈한 고리대금업자들(usurers)로 여기서 그 죗값을 치르고 있다네.
너는 <윤리학>에 있는 말을 잊었느냐? 네 책에는 하늘이 용서하지 않는 세 가지 성질에 대한 논술이 있었을 것이다. 무절제(incontinence)와 사악(vice, malice)과 동물적 야만성(Bestiality, 폭력)인데, 무절제는 신에 대한 죄로서는 그 정도가 낮으므로 배반지옥(지옥의 가장 밑바닥)보다는 형벌이 가볍다.
고리대금업이 주님의 사랑에 위배된다고 하신 까닭이 궁금합니다. “철학이 그걸 배우는 자에게 수차 가르치고 있듯이, 무릇 자연은 모두 신의 지혜와 그 재주에 의해 그 나아가야 할 길을 택하고 있다. 인간의 재주는 대체로 가능한 한 자연법칙에 다르고 있다.
마치 제자가 스승을 따르는 것과 같이. 그러므로 인간의 재주(art)는 하나님에게는 손자 손자뻘이 된다. 이 ‘자연과 재주’의 두 가지 수단으로 인간이 생계를 세워서 자손을 번영시키야만 한다는 것은 창세기의 첫머리를 기억한다면 알리라.
그러나 ‘고리’를 탐하는 자는 딴 길을 택하여 자연 자체와 자연에 따르는 것을 멸시하고, 그것과는 다른 것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104~10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