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르 Ohr Aug 06. 2022

호메로스, "헬라어로 읽으셨나요?"

《일주일에 읽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윤덕영 지음

호메로스의 헬라어가 코이네인가요? 고대 헬라어인가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살고 있는 지인이 문자를 보냈다. '7년 전에 왔을 때는 못 만났는데 이번에 왔는데 만날 수 있습니까?'한참 책을 퇴고하고 있었기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그리스의 친절 호메로스의 '크세니아'(손님 환대의 문화)가 생각나서 약속을 잡았다.


멀지 않은 서울 은평구와 일산의 경계에 있는데 파주 월롱역에 오면, 차로 모시기로 했다. 지난 금요일 오전 11시에 만났다. 캘리포니아에서 잠시 교류하던 분이 찾아오다니 특별하다. 차 안에 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책을 교정하고 출판하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상상하지 못할 질문을 했다.

"호메로스를 헬라어로 읽으셨나요?"


'헬라어로?' 뜻밖의 반응이지 않은가.

황당했지만 일단 답을 했다.

"아니오."

분명, 나를 놀리려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질문을 하게 된 배경이 있으리라 추측하고 되물었다.

"헬라어로 읽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질문을 하십니까?"


역시 배경이 있었다.

헬라어를 가르쳐주셨던 미국인 교수님이 호메로스를 헬라어로 전부 읽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유럽에 가서 1세기 고대 헬라어로 된 자료를 70%를 읽은 헬라어 대가라고 하셨다.




"호메로스의 헬라어가 코이네 헬라어인가요? 고대 헬라어인가요?"


심층 질문으로 이어졌다. 신약성경이 코이네 헬라어, 즉 일반인이 시장에서 쓰는 헬라어로 된 것은 확실하게 알고 있는 터였지만, 호메로스의 헬라어는 뭐로 된 것인지 몰랐다.

코이네 헬라어는 기원전 300년 이후로 쓰였고,

고대 헬라어는 기원전 800년에서 300년까지 쓰였으니까,

호메로스의 헬라어는 코이네 헬라어가 아니라, 고대 헬라어였다.


책을 출판하니까 예기치 않은 즐거운 경험을 한다. 세인트루이스한인교회를 담임하는 김경문 목사님은 선교지 신학교에 가서 영어로 역사와 성경과 설교를 강의하는 학자 겸 목회자로 변신해 있었다. 그 지인의 성장에 감탄했다. 다음 만남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헤어졌다.


              '까짓거 마음내키면 호메로를 고대 헬라어로 읽어보리라!'






매거진의 이전글 <한달에 읽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윤덕영 지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