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성의 심리학

바위를 뚫는 물방울, 영어 말하기 공부

by 오르 O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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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이루고 싶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이 지속성(CONSISTENCY)이다. 근력운동을 통해 건강해지고 싶은 사람, 영어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 텃밭 농사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싶은 사람, 독서 습관을 들이고 싶은 사람,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쓰기를 꾸준히 하고 싶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이 지속성이다.



지속성의 심리학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속할 수 있어야 하고, 지속하려면 쉬워야 하고 매일 할 수 있는 분량 이어야 하고 부담이 없어야 한다.


지속하려면 부담이 없어야 한다. 자신감이 생겨야 한다. 쉽게 느껴져야 한다. 아무리 해도 지치지 않아야 한다. 지속할 수 있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예를 들어, 한꺼번에 몸무게를 빼려고 하면 실패한다. 영어 단어를 외우거나, 영어 듣기와 말하기를 배우려고 할 때, 욕심을 내면 실패한다. 따라 할 수가 없다. 지속할 수가 없다. 헬스장에 가서 다른 사람을 따라하거나 앞지르려고 하다보면 반드시 부상을 당하거나 무리가 온다. (참고로 나이가 50대 후반인데, 남들을 따라하다가 몸의 상태와 나이, 그리고 내가 초보자인 것을 잊어버린다.)



하루 10시간보다 하루 10분이 더 큰 성취를 이루는 이유


키르케고르의 <사랑의 실천> 2부를 번역하여 출판사에 원고를 넘겨야 하는데 데드라인을 지키기 힘들 것 같다. 늘 부담을 가지고 있는데 정작 부담만 가지고 하루하루를 한 줄도 번역하지 못하고 넘어갈 때가 많다. 새벽 3-4시까지 무리해서 <사랑의 실천> 1부를 번역했었다. 이번에도 무리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니까 정작 한 줄도 번역하지 않은 나날들이 계속된다.

차라리 하루 10분만 번역할 것을...


차라리 하루 10분만 매일 했더라면, 몇 주를 한 줄도 번역하지 않고 지나가지는 않았을 텐데. 왜 바보 같은 짓을 했을까? 문제는 부담감이다. 많이 해야 하고, 많이 하려고 하는 부담감이 나를 마비시키고 말았다. 오늘은 점심 전까지 한 줄이라도 번역해 보자. 한 줄을 못하더라도 10분이라도 해보자고 결심한다. 지속적으로 하려면 부담감을 없애야 한다. 한꺼번에 많이 하려면 무의식 속에 거부감이 생길수록, 그 행동은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수와 양치질하듯이 하라


지속하려면 삶의 루틴이 되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양치질하고 커피 마시는 것은 아무런 힘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안 하면 찝찝하다. 내가 하려는 일이 무엇이든, 그것이 쉬워야 하고 몸에 배어야 한다. 몸에 베개 하려면 무리를 하면 안 된다. 쉽고 즐거운 경험을 해야 한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이 있다. 천리길은 갈 수 없지만, 한 걸음은 갈 수 있다. 모든 일을 이렇게 '한 걸음씩'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매일 지속하는 작은 일들이 위대한 성취를 이룬다.


적용하기: 하루 10시간이 아니라 하루 10분 번역을 시작하자



목표 달성의 최고의 적은 멈춤이다


목표를 달성하는데 최고의 적은 목표한 일을 중단하거나 멈추는 일이다. 부담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한 방울의 물이 바위를 뚫듯이, 목표한 일을 지속해야 한다. 지속하려면 쉬워야 하고, 즐거워야 한다. 작은 실행을 자축하자. 자신에게 가혹해서는 안된다. 아기가 걸음마를 배울 때, 넘어졌다가 일어나는 것을 격려하듯이, 자꾸 자신을 격려하고 일으켜 세워야 한다. 인생의 위대함은 일어난 횟수에 비례한다. 실패하고 넘어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영어 말하기에서 지속성의 중요성


영어 말하기를 (잘) 할 수 있는 비결은 지속적으로 영어를 읽고, 듣고, 말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 쓰기가 가장 고난도이다. 영어로 말하는 것을 사실상 너무 쉽고 간단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인데도 말문이 막힌다. 영어 말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차분히 생각할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즉석에서 말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진다. 영어 말하기를 잘하려면 매일 해야 한다. 매일 영어로 말하면, 어렵게 느끼지 않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내가 매일 하는 것인데'하고 어려움이 사라진다. 친숙해진다.


어떻게 영어를 매일 말할 수 있나? 영어 원서를 낭독하라. 나의 경우에는 영어 원서를 정해서 하루에 5분 낭독하는 루틴을 만들었다. 영어로 낭독하면, 문맥이 들어오고, 단어의 의미가 선명해진다. 단어를 몰라서 답답할 수도 있지만, 그냥 낭독해야 한다. 사전을 찾거나 멈추면 안 된다. 그냥 낭독한다. 뉴욕에 사는 한국인 번역가의 말에 따르면, "영어 말하기를 잘하는 비결은 영어 원서를 읽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실감한다. 영어 원서를 소리 내서 읽다 보면, 마치 내가 말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 문장을 말할 때는 이런 억양으로, 이런 느낌으로 말하면 되겠구나'하는 생각으로 낭독한다. 영어 원서를 낭독하고 녹음하는 루틴을 만들었더니, 영어 말하기를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낭독하는 과정에서 말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글의 내용을 담은 영어 낭독과 원문 제공을 한 유튜브 링크를 참고하세요.)


영어로 말하기, 쳇지피티와 녹음기를 사용하여 영어로 말하라.

외국인이 없는데 영어 말하기를 어떻게 하나? 외국인이 필요하지 않다. 쳇지피티와 대화한다. 예를 들어, "누가복음 4장의 내용을 영어로 말해 줘." "여기서 나오는 동사 10개 정도를 나열하고 영어로 설명해 줘." "여기 나오는 명사를 설명해 줘." 등 내용을 파악하고 이후에 대화도 시도할 수 있다. "<천로역정>의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나오는 내용을 요약해 줘." "등장인물과 그들의 의미를 설명해 줘." 등 얼마든지 고전을 영어로 읽을 때 참고할 수 있다. 쳇지피티와 더불어 녹음기나 에버노트에 녹음하는 기능을 사용하여, 영어로 말하는 것을 녹음한다. 영어로 녹음하는 일기와 같다. 영어로 강의할 내용을 녹음하기도 한다. 오늘 하루의 느낌과 일상과 사건을 영어로 말하면서 녹음한다.



영어로 강의를 시작했다


지난 학기부터 해외에서 온 국제 학생들(대학교, 대학원 과정)에게 문학과 성경을 가르치는 놀라운 기회가 주어졌다. 모두 영어를 잘한다.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나라들이다. 우리나라 사람 앞에서 영어로 말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쉽다. 내 아내가 영어로 말하자고 하는데 힘든 것은, 그냥 말하는데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단어를 묻고, 문법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는 말문이 트이지 않는다. "틀려야 트일 것이다!"라는 영어 말하기 비결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영어로 말하기가 힘들다.


외국인 학생에게 가르치는 것이 부담이 되지 않는 것은 가르칠 내용을 영어로 숙지하고, 질문하고 토론할 것들을 준비한다. 누가 날 지적할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는 게 장점이다. 틀리는 것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영어 말하기의 비결은 완벽(perfection)이 아니라 소통(communication)이다. 이 진리가 나를 자유롭게 한다. 틀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엇을 표현할지에 몰입한다.


영어 말하기와 지속성의 비밀을 글로 쓰게 된 계기가 있다. 이미 감을 잡으셨겠지만, 영어로 가르쳐야 하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왕이 영어로 가르친다면, 좀 더 편안하고 유창하게 준비해보자. 외국인처럼 하려는 게 아니라 표현하고 토론을 이끌어 내는데 자유롭고 싶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LqhCbmwTa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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