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소유(Having)”와 “존재(Being)”의 이분법은 인간의 실존, 영성, 그리고 신과의 관계를 탐구하는 심오한 렌즈로 작용한다. 이 에세이는 월드 퍼스펙티브라는 앤솔로지의 목차를 바탕으로 구약성경, 신약성경, 그리고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신비주의 신학에서 나타나는 “소유”와 “존재”의 개념을 탐구한다. 각 전통은 소유와 존재의 긴장 속에서 고유한 통찰을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존재가 소유보다 우선함을 강조한다. 이 주제는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의 *소유냐 존재냐?(To Have or To Be?)*와 같은 현대 철학적 탐구와도 공명하며, 물질주의적 경향을 비판하고 관계적·실존적 진정성에 뿌리를 둔 삶을 옹호한다.
구약성경(히브리 성경)에서 “존재”는 하나님의 정체성과 인간과의 언약적 관계의 핵심이다. 출애굽기 3장 14절에서 하나님의 자기 계시,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다(I am who I am)”는 하나님을 존재 그 자체의 근원으로确立한다. 이 선언은 존재가 소유보다 우선하며, 인간의 목적이 물질적 축적보다는 신의 뜻에 맞춘 삶에 있음을 강조하는 신학을 뒷받침한다.구약성경에서 “소유”는 종종 땅, 후손, 율법과 같은 유형의 축복과 연관된다. 예를 들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출애굽기 3:8)과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후손의 축복(창세기 12:2)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진 신의 선물을 반영한다. 그러나 이러한 소유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적 신실함의 상징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러한 선물이 소유되거나 통제될 것이 아니라 감사와 청지기직의 자세로 받아들여야 함을 반복적으로 상기받는다. 따라서 구약성경은 소유보다 하나님과의 언약적 관계에서 정의되는 존재를 우선시한다.
신약성경은 외적 소유에서 내적 존재의 변화로 초점을 이동시킨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소유”에 대한 인간의 경향을 지속적으로 도전한다. 산상수훈에서 예수님은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니라”(마태복음 5:3)라고 선언하며, 물질적 부보다 영적 가난과 겸손을 강조한다. 이는 세속적 가치를 뒤엎는, 소유에서 은혜의 상태로 존재하는 재지향을 보여준다.예수님의 비유와 가르침은 이 변화를 더욱 명확히 드러낸다. 예를 들어, 부자 청년에게 자신의 재산을 팔고 그리스도를 따르라(마가복음 10:21)는 지시는 “소유”에 집착하는 것이 제자의 “존재”를 방해함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거듭남”(요한복음 3:3)의 개념은 신앙과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해 변화된 존재를 강조하며, 권력이나 부의 축적을 초월한다. 신약성경은 따라서 온유한 자, 자비로운 자, 하나님의 자녀인 자로 존재하는 것을 세속적 소유의 일시적 안정감보다 우선시한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1260–약 1327), 중세 독일 신학자이자 신비주의자는 “소유”와 “존재”의 이분법에 대한 심오한 신비주의적 관점을 제시한다. 에크하르트 신학의 핵심은 *초탈(Abgeschiedenheit)*로, 하나님을 이미지, 개념, 심지어 종교적 경험으로 소유하려는 욕망을 내려놓는 것이다. 에크하르트에게 참된 영성은 하나님을 소유의 대상으로 “가지는” 것이 아니라, 신적 존재와 하나 되는 “존재”에 있다.에크하르트는 물질적, 지적, 또는 영적 소유에 집착하는 것이 신과의 합일을 가로막는다고 가르친다. 그의 설교에서 그는 모든 집착을 비우라고 촉구하며, 영혼이 신적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이 되도록 한다. 그는 이렇게 썼다: “사물로 가득 찬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비어 있다. 사물을 비운 것은 하나님으로 가득 찬다.” 이 급진적 초탈은 성경의 존재 우선성을 반영하며, 에크하르트는 영혼의 본질을 하나님의 영원한 존재에 참여하는 것으로 본다. 그의 신비주의는 모든 소유의 형태를 초월하는 신적 합일의 “존재”를 고양시킨다.종합: 보편적 존재의 부름구약성경, 신약성경, 그리고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글은 공통된 진실, 즉 “존재”가 “소유”보다 우선함을 드러낸다. 구약성경은 언약적 신실함과 하나님의 선물에 대한 의존을 통해 “존재”를 표현하며, 이는 결코 완전히 소유되지 않고 신뢰로 맡겨진 것이다. 신약성경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존재를 강조하며, 영적 변화를 세속적 소유보다 우선시한다. 에크하르트의 신비주의는 이를 더 깊이 발전시켜, 모든 집착을 내려놓고 신적 존재와 하나 되는 초탈을 옹호한다.이 종합은 에리히 프롬의 “소유” 모드(소유, 통제, 집착)와 “존재” 모드(존재, 관계, 변화)의 구분과 같은 현대 철학적 성찰과 공명한다. 각 전통은 물질적 재화, 지위, 심지어 종교적 확신을 통해 존재를 정의하려는 인간의 경향을 비판한다. 대신, 그들은 하나님과 타인과의 관계적·실존적 진정성에 뿌리를 둔 삶—존재의 삶—을 촉구한다.
구약성경, 신약성경, 그리고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글에서 “소유”와 “존재”를 탐구한 결과, 참된 충만함은 소유가 아닌 신과의 관계에서 진정으로 존재하는 데 있음을 보여준다. 구약성경은 이를 언약적 신실함으로, 신약성경은 그리스도 중심의 변화로, 에크하르트는 신비적 합일로 표현한다. 이들은 현대의 물질주의적 패러다임을 도전하며, 겸손, 신앙, 그리고 신과의 하나됨으로 정의되는 “존재”의 삶을 받아들이도록 우리를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