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좌충우돌 교반기 체험
아버지는 생전에 직접 집과 교회를 몇 번이나 지으셨다. 어린 시절, 나는 그 모습을 멀찍이서만 지켜봤을 뿐, 제대로 손을 보탠 적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막상 내가 직접 바닥을 고쳐야 할 일이 생기자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시도해 보기로 했다.
이번에 주차장으로 쓰는 사택 마당의 바닥을 메우기로 결심했다. 몰탈 31포를 이미 부었고, 앞으로 12포를 더 쓸 계획이다. 사실 처음엔 손으로 일곱 포대를 반죽하다가 기진맥진해 쓰러질 뻔했다.
이웃 동양공구 사장님기 종종 공구를 팔지 않고 빌려주신다. "갖다 쓰시고 가져오세요. 계속 사용하시지는 않으니까 사지 말고 이것 쓰세요." 사장님의 배려로 교반기를 빌려왔다. 교반기는 생각보다 크기가 컸다. 사장님이 빌려주고 내내 노심초사하고 걱정하셨다.
실로 교반기의 힘은 어마 어마하고 위험했다. 내 몸이 돌아갈 정도였고, 통이 교반기와 함께 빙빙 돌았다. 큰 통이 터지기도 하고, 높이가 낮아 사방으로 몰탈 가루가 퍼져 나가기도 했다. 난리, 난리였다.
그래도 나는 겁먹지 않기로 했다. 바닥은 울퉁불퉁했고 군데군데 금도 가 있었다. 나는 그저 한 덩어리씩 메우고 다듬어 갔다. 혼자 하는 일이니 한꺼번에 완벽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넓은 마당을 몇 구획으로 나누어 차근차근 채워 나갔다.
좌충우돌이지만, 결국은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추가로 몰탈을 사오고,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나는 숙련된 기술자는 아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는다. 손에 쥔 교반기의 강한 진동처럼, 내 안에서도 새로운 힘이 솟아나고 있다.
작업의 재료 및 용어
프라이머(Primer): 바닥과 몰탈의 접착력을 높이는 도포제
몰탈(Mortar): 시멘트와 모래, 물을 섞어 만든 재료
시멘트(Cement): 건축의 기본 결합재
아덱스 45(Ardex 45): 시멘트 크랙 보수용 제품
교반기(Mixer): 몰탈 등을 빠르고 균일하게 섞는 전동 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