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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존재가 메시지입니다." 귀인을 만나다.

최초의 한국인 여성으로 미국 감리교 목사로 은퇴한 김영 목사님

by 오르 Ohr
최초의 한국인 여성으로 미국 감리교 목사로 미국교회 목사로 25년 이상 목회하다가 은퇴한 김영 목사님. 그 분은 한국에 최초로 스토리텔링 사역을 시작한 분이다.


한국인으로 최초로 미국 감리교회 여성 목사가 되어 미국교회를 담임하다가 25년 이상 사역하고 은퇴하신 김영 목사님이 계시다. 신학생이 되기 전에 미국에서 생계를 위하여 입양기관에서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데 너무도 잘 가르쳐서 소문이 났다. 보스턴의 대표적으로 큰 감리교회 목사님도 그 소문을 듣고 강의에 참석하셨다. 강의를 마치고 당시 젊은 여성 강사가 그 목사님의 피드백을 듣기를 기대했는데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 목사님이 아무 말씀도 없으시고 고개만 숙이고 한참 있다가 고개를 드시더니, "당신이 우리 교인들을 가르쳐 주면 안 되겠소?" "아니, 제가 어떻게 무엇을 가르친단 말입니까?" 김영은 보스턴 대학에서 가족 상담학(family counseling)을 수강하고 있었지만 신학생은 아니었다. 그 목사님의 대답이 "당신이 가르치고 싶은 무엇이든지 좋소." 그 정도로 김영의 가르침은 탁월했던 것이다.


당신의 존재가 메시지이니 염려하지 말고 강단에 서세요.



그 이후로 김영은 한국인으로 그 미국 목사님 교회의 주보에 칼럼을 쓰도록 담임목사님이 요청했고, 교인들과 교회학교 교사들을 가르쳤다. 이후에 보스턴 대학을 가고 보스턴의 대표적인 미국 감리교회의 담임목회를 했다. 미국 노회에서 신임했기에 그곳에 파송한 것이다. 그 교회는 김영 목사님을 겪어보더니, "당신이 하라고 하면 하고, 말라고 하면 말겠소."라고 교인들이 말했다고 한다.


한번은 그의 설교와 가르침이 탁월하고 참신해서, 미국 목사님 한 분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설교를 참신하고 교인들을 경청하게 할 수 있겠소?" 김영 목사님의 답변은 놀랍다. "당신은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요. 당신의 영어가 너무 유창하기 때문이요."



존재가 메시지이다


당신의 영어가 너무 유창해서 참신한 설교를 할 수 없을 거요.


존재는 영어의 유창함보다 더 중요하다. 유창하게 말을 해서 사람들 물리치고 멀어지게 하고 정이 떨어지게 할 수 있다. 말을 잘한다고 사람이 감동을 받는 것이 아니다. 너무 멋지지 않은가? 당신의 영어가 너무 유창해서 결코 참신하고 통찰력 있는 설교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그 말.


이번 학기가 개강하여 지난 월요일(9월 1일)에 첫 강의를 하러 내려가면서, 김영 목사님을 생각했다. 외국인 신학생들에게 영어로 강의하는 일을 3학기 째 하고 있다. 무엇을 가르칠까? 얼마나 유창하게 가르칠까? 얼마나 학생들을 공부시킬까?를 생각하다가 이번 첫 시간에는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그 간의 근황들을 나누어보세요.'라고 질문하였다. 내가 무엇을 가르치려 하기보다, 내 존재로 그들 앞에 서고, 그들의 존재를 만나고 싶었다. 그들의 상황을 듣고서 이번 학기의 수업 방향과 방식들을 크게 바꿀 수 있었다.



유창한 영어보다 신실한 존재로 가르치라


영어로 강의하다 보니까 영어를 유창하게, 편안하게 말하는데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 하지만 김영 목사님을 생각하며 유창한 영어보다도 나의 존재가 메시지가 되게 하기로 했다. 나와 너, I and Thou의 만남(encounter)이 생길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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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을 한국에 들여온 개척자 김영 목사님


김영 목사님은 경청자(story listener)이시다. 스토리텔링의 비법은 '경청'(listening)에 있다고 말씀하신다. "듣는 사람이 있어야 참 말이 나오고, 참 말이 나오면 그 말 속에 열쇠가 있다."고 하신다. 이제 나도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하는 지혜로운 삶을 살고 싶다.


귀인을 만났다. 우리 부부의 대화가 달라졌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를 말하며, 너무 가까운 사이여서 가끔씩 상실했던 존중과 배려를 나누게 되었다. 귀인을 만나고 나의 삶과 우리 부부의 삶, 그리고 외국인 제자들과의 만남이 달라졌다. 참 행복하고 감사하다. 놀라운 선물처럼 최근에 만남을 시작했다. 앞으로 성장해 갈 나의 미래, 우리 부부의 미래,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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