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프시케의 결혼식이 장례식 같았는가?

사랑과 의심 사이에서: 에로스와 프시케 이야기

by 오르 Ohr

결혼 직전에 파혼하는 일도 있고, 결혼식 이후의 신혼여행에서 결별하는 경우도 있다. 결혼생활은 쉽지 않다. 서로 사랑했지만, 그 사랑이 성숙하여 완성해 나가는 데는 고통과 고난이 따른다. 25주년 은혼식과 50년 금혼식은 그런 면에서 대단한 일이다. '왜 프시케의 결혼식 행렬은 장례 행렬과 같았을까?' 결혼이 기쁨이 아닌 근심과 공포인 경우를 이처럼 잘 표현하는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단지 신화가 아니라 남에게 알릴 수 없는 현실이 이렇기도 하다. 결혼식이 장례행렬 같았던 프시케의 결혼식을 가보자.

333.png 프시케의 장례행렬같은 결혼 행렬, 에드워드 번 존스



사랑받지 못하는 아름다움

사람들은 아름다운 연인을 숭배하지만 사랑하지는 않는다.


옛 왕국의 막내딸 프시케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사람들은 그녀를 보기 위해 멀리서 찾아왔고, 그녀의 아름다움을 찬양했다. 그러나 그 찬양은 축복이 아니라 역설적인 저주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숭배했지만 사랑하지는 않았다. 경외의 대상은 되었지만 한 인간으로서 선택받지는 못했다. 그녀의 언니들은 평범한 아름다움 속에서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었지만, 가장 아름다운 프시케만은 누구의 아내도 되지 못한 채 남겨졌다.


아름다움이 극단에 이르면 그것은 인간적인 사랑의 영역에서 벗어난다. 사람들은 그 앞에서 가까이 다가가기보다 거리를 두고 감탄하기만 한다. 프시케는 바로 그 운명 속에 있었다. 아름다움이 그녀를 높이 올려놓았지만 동시에 인간적 사랑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이것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저주였다.



장례식 같은 결혼식


사람들이 미의 여신을 잊고 프시케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기 시작했을 때,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분노했다. 인간이 신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것은 신화 세계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아들 에로스를 불러 명령했다. 프시케가 가장 끔찍한 존재와 사랑에 빠지도록 만들라는 명령이었다.


그 결과 프시케에게 내려진 운명은 “괴물과 결혼하라”는 신탁이었다. 왕은 아폴론의 신탁을 거역할 수 없었다. 결국 딸에게 결혼 예복을 입히고 산 위로 데려갔다. 그러나 그 행렬의 분위기는 기쁜 결혼식이 아니라 슬픈 장례식과 같았다. 사람들은 그녀를 축복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마지막 작별을 위해 모였다. 이 결혼은 기쁨의 시작이 아니라 죽음에 가까운 운명이었다.



신바람의 뜻밖의 도움


산 위에 남겨진 프시케는 운명을 기다렸다. 괴물이 나타나 그녀를 데려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순간 부드러운 서풍의 신 제피로스가 그녀를 들어 올려 아름다운 궁전으로 데려갔다. 그 궁전에는 보이지 않는 남편이 있었다. 그는 밤이 되면 찾아와 사랑을 나누고, 날이 밝기 전에 떠났다. 프시케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그의 목소리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남편은 단 하나의 조건을 제시했다.

“의심하지 말고 기다려라.”

프시케는 스스로 마음속에서 되뇌었다. “의심하지 말자. 때를 기다리자.” 이렇게 해서 죽음처럼 시작된 결혼은 아무도 모르는 깊은 행복 속으로 이어졌다.



불신의 씨앗, '내 남편은 괴물일지도 몰라.'


그러던 어느 날 프시케는 가족이 그리워 남편에게 친정을 방문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남편은 허락했다. 진정한 사랑이라면 강제로 붙잡지 않아도 다시 돌아올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프시케는 보석과 화려한 장식을 하고 언니들을 찾아갔다. 언니들은 처음에는 기뻐했지만 곧 질투를 느꼈다. 프시케의 행복은 그들에게 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언니들은 그녀의 마음속에 한 가지 생각을 심었다. “네 남편은 괴물이다.” 그들은 프시케에게 이렇게 말했다.

“밤에 등불을 들고 그의 얼굴을 확인해라. 만약 괴물이라면 칼로 죽여라.”

사랑이 아닌 소유욕, 보호가 아닌 질투가 언니들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들이 동생을 사랑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위한 사랑이었다.

image.png 에로스의 정체를 알기 위해 불을 켠 프시케, 에티 윌리엄스. <얼굴>이라는 영화. 지독하게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여 결혼한 장님 도장 파는 사람. 나중에 그 여자를 죽였다.


의심이 깨뜨린 사랑


프시케는 궁전으로 돌아왔지만 마음속에는 이미 불신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다. 밤이 되자 그녀는 등불과 칼을 들고 남편의 얼굴을 확인하려 했다. 등불을 켜는 순간 그녀가 본 것은 괴물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 에로스였다. 그러나 등불의 뜨거운 기름이 그의 어깨 위로 떨어졌고, 에로스는 깨어났다. 그는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의심과 사랑은 함께 살 수 없다.”

image.png 정체가 알려진 후 프시케를 떠나는 에로스, 콜롬벨

그리고 그는 프시케를 떠났다. 이 순간 프시케의 행복한 결혼은 무너졌다. 사랑은 의심으로 인해 깨졌고, 그녀의 인생은 이제 긴 고난의 여정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바로 그 고난 속에서 사랑은 다시 성장하고 완성될 것이다.



하지만 이 결별이 끝이 아니다. 프시케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을 통과하지만 한계에 부딪힌다. 이 시련을 통하여 프시케와 에로스의 사랑은 더욱 성숙하게 되고 다시 결합하여 딸 헤도네(기쁨, 라틴어로는 '불룹타스')를 낳고 행복하게 잘 산다.



"영혼(프시케)가 사랑(에로스)을 찾아서 기쁨(헤도네)을 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