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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 Ohr Dec 11. 2021

7권 헥토르와 大 아이아스 대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 7권


<일리아스>는 그리스군과 트로이의 세 날의 전투를 기록한다. 9년 동안 트로이는 성 밖으로 나와서 전투한 적이 없었으나, 아킬레우스가 전투에 참석하지 않자 헥토르와 알렉산드로스(파리스) 형제가 성 밖으로 나와서 처음으로 대결을 한다.



<일리아스>, 삼일의 전투 기록


<일리아스>가 세 번의 전투 기록이다. 연속 3일간 한 전투는 아닌 것 같고,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전투로 중간에 휴식 시간이 있을 수 있다. <일리아스>에서 날자 계산법은 다음과 같다. <일리아스> 1권은 21일간의 기록으로서, 역병이 내린 9일간, 아가멤논 때문에 아킬레우스가 분노하였고 그의 어머니 테티스가 제우스에게 탄원을 올린 것은 그로부터 12일, 따라서 21일간의 기록이다.


<일리아스>에서 '첫번째 전투'라고 표현한 것은 아킬레우스의 어머니가 제우스에게 탄원한 날을 기준으로 한다. '첫째 날 밤'에 아가멤논 왕이 꿈을 꾸었고, '둘째 날'에 알렉산드로스와 메넬라오스의 대결로 첫 번째 전투가 시작된다. 첫째 날 전투는 3권에서 7권에 기록되었다.



아테나와 아폴론의 계획


트로이의 용사 헥토르와 알렉산드로스가 성문 앞으로 나왔다. 두 형제와 글라우코스가 그리스 장수들을 죽인다. 메네스디우스, 에이오뉴스, 이피노우스를 죽인다. 그리스 편을 드는 아테나 여신이 올림포스 산에서 황급히 개입했고, 트로이 편을 드는 아폴론 신도 자신의 신전인 페르가모(버가모)에서 와서 아테나의 개입을 막아 세운다. 페르가모 박물관이 베를린 '박물관 섬'에 있는데 참으로 인상적이다. 성경 다니엘서의 유적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위대하신 제우스의 따님, 애원 좀 합시다. 오늘은 전투를 중지하도록 합시다." 3권에서부터 시작된 첫째 날의 전투가 7권째까지 왔고 이제 날이 저물고 있다. 아테나 여신은 이에 동의하고 그리스 군에서 가장 힘센 사람과 일대일 대결을 하는 방법으로 전투를 마무리하자고 제안한다. 헥토르는 신의 뜻을 이행하며, 나와서 트로이와 그리스 군 앞에서 일대일 대결을 제안하는 연설을 한다.



헥토르와 大 아이아스의 대결


트로이의 헥토르의 위상이 대단하다. 그리스 장수 메넬라오스가 헥토르와 상대하려고 앞에 나가 큰 소리를 쳤으나, 형 아가멤논이 동생의 오른팔을 붙잡고 말리면서 하는 말이, "만인이 무서워하는 헥토르와 싸움 생각을 하지 말고 부하들한테 가서 앉아 있도록 하라라"고 한다. 그리스의 원로 네스토르가 나와서 '이렇게 우리가 겁을 먹고 있어서는 안된다. 내가 조금만 젊었어도 나가서 싸우련만, 장수들 중에 헥토르와 맞서 상대할 배짱을 가진 자가 한 사람도 없구나.'라고 한탄한다. 노인이 이렇게 자극하자 9명의 장수가 일어섰고, 그 가운데 제비를 뽑아서 나가 싸우기로 했다. 제비에 뽑힌 사람은 '불멸의 명예'로 생각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9명의 장수들은 아가멤논, 디오메데스, 대 아이아스, 소 아이아스, 이도메데우스, 오디세우스, 메리오네스, 유리필루스, 도아스이다. 네스토르가 아가멤논 왕의 투구 속에 각자의 제비를 표시하여 집어넣고 뽑은 결과 '대 아이아스'가 당첨된다.


이렇게 해서 헥토르와 대 아이아스 덩치의 크기로 대소를 구분한 것이다 가 결투를 벌이게 된다. 아이아스의 덩치가 너무나 커서 헥토르도 마음으로 움찔했지만 용기를 내서 싸운다. 먼저 설전을 벌이고, 헥토르가 먼저 창을 던진다. 다음은 아이아스 차례다. 서로 목숨을 건졌고, 방폐애 박힌 창을 각자 빼서 돌진해  들어간다. 아이아스의 창이 헥토르의 목에 깊은 상처를 입히고 상처에서 피가 쏟아진다. 헥토르는 물러서지 않고 돌로 아이아스의 방패 위를 내려쳤다. 아이아스도 커다란 돌을 집어 들어 높이 빙 돌려서 힘껏 던졌고, 헥토로의 방패가 찌그러졌다. 이때 아폴론이 즉시 너 어진 헥토르를 일으켜주었다. 서로 칼을 들고 격돌하려던 차에, 제우스가 두 전갈자를 보내서 싸움을 말렸다. 양 진영에서 온 전갈자의 이름은 텔디비오스(Talthybius)와 이다이우스(Idaeus)이다. 전갈자 이다이우스가 말한다.


내 아들들아, 더 이상 싸우지 마시오. 둘 다  용맹하고 제우스에게 귀한 장수요. 지금 밤이 되었으니, 밤의 명령(the behests of night)에 거역하지 않는 게 좋겠소.

<일리아스> 7권. 밤의 전령, 이다이우스가 대결을 말리는 말이다.



두 사람은 오늘 대결을 여기서 마치기로 합의한다. 서로 열심히 싸운 상대방을 존중하고 우정을 나누는 의미로 선물교환을 한다. 라이벌은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대결하는 상대에게 존경과 예우를 갖추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헥토르는 아이아스에게 은이 박힌 칼과 칼집, 칼을 차기 위한 혁대(벨트)를 주었다. 아이아스는 답례로 자줏 빛으로 염색된 혁대(girdle)를 주었다. 선물교환은 불길하고 부정한 징조이기도 하다. 아이아스는 헥토르의 칼로 나중에 자결하게 되고, 헥토르는 아이아스의 혁대에 발이 묶인 채로 아킬레우스의 전차에 끌려다니는 수모를 겪는다.


양쪽 전력사가 헥토르와 대 아이아스의 대결을 중단시키고 있다.


네스토르와 프리아모스 왕: 시신 화장


각 진영으로 돌아간 두 장수는 각각 환영을 받는다. 아카이오이족은 황소 한 마리를 잡아 제우스에게 마치고 공평하게 식사한다. 네스토르는 오늘 너무 많이 죽었으니 날이 밝으면 전쟁을 쉬고 시신을 정리하자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흙으로 무덤을 만들어야 하고, 높은 탑을 세우고 튼튼한 문으로 방벽을 세워서 트로이의 접근을 막아야 했다. 인간의 이러한 업적은 아폴론과 포세이돈 신의 노여움을 산다. '감히 어디서 신의 업적에 대항하여 성을 잘 쌓는단 말인가?'하고 신들이 분노하여 인간이 자축하는 것을 막는다.


일리오스 성채에도 회의가 열린다. 프리아모스왕은 시신을 장사 지내야 할 것을 제안한다. 왕의 고문관인 현명한 안테노르(Antenor)가 헬레나를 포기하고 전쟁을 끝내자는 제안하지만, 알렉산드로스(파리스)가 반대한다. 알렉산드로스는 헬레나는 돌려주지 않는 대신에 그녀가 스파르타에서 가져온 모든 재산(the loot)을 돌려주자고 제안한다. "난 내 처를 포기하지 못하오. 그러나 그녀와 함께 아르고스에서 집으로 가져온 재산은 기꺼이 내줄 것이며, 내 재산도 보태어 줄 것이오."


 날이 밝자 프리아모스 왕은 전령 이다이우스를 그리스 함대에 보내서, 전사자들을 화장(funeral pyre)할 때까지 잠시 휴전하자는 제안과 알렉산드로스의 제안을 전달한다. 아가멤논 왕은 전사자 화장을 위해서 휴전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알렉산드로스의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포세이돈과 제우스의 진노, 왜?


양 진영은 전사자들을 수습해서 장례를 치른다. 시신을 장작과 함께 쌓아서 화장을 하는 방식이다. 그리스군은 트로이의 공격에 대비하여 방어시설을 구축한다. 아폴론과 포세이돈은 그리스군이 짓는 방책 건설에 대하여 분노한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트로이 왕 라오메돈에게 종살이할 때 트로이성을 지었기 때문이다. 포세이돈은 자신이 건설한 일리오스 성벽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감히 자신이 건축한 트로이 성 앞에서 그에 대응하는 건축물을 만들고 자축하려는 그리스군에게 분개한 것이다.


포세이돈은 제우스에게 이 사실을 따지며, 그리스군이 세우는 방어 건축물을 모두 파괴해달라고 요청한다. 건축을 마친 그리스 군사들은 렘노스 섬에서 가져온 고급 포도주로 밤에 축제를 벌인다. 하지만 자신들의 업적을 자축하는 것을 막으려고 제우스는 천둥을 내리친다. 제우스에게 제사를 올릴 때까지 그들은 술잔에서 술을 쏟으며 공포에 질려 있었다. 제우스에게 제물을 바친 후에 그들은 누워서 쉬면서 행복하게 잠들 수 있었다.


<일리아스> 세 번의 전투 가운데 첫째 날 전투가 끝난다. 8권에서 아이아스와 헥토르가 대결했는데, 밤이  되자 싸움을 멈추고 서로에 대한 존경과 위엄을 인정하며 선물을 교환한다. 싸울 때가 있고 멈출 때가 있다. 목숨을 빼앗을 때가 있고 선물을 줄 때가 있다. 네스토르와 프리아모스 왕은 자기 진영의 죽은 시체들을 장례를 치르자고 한다. 시신을 처리하는 일을 위해서 휴전에 동의한다. 당시 사람들은 시신이 제대로 안치되어야지 그 영혼이 지하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었다. 죽은 자들의 영웅적인 희생에 대하여 장례를 치르는 것이 마땅하다. 화장을 했다고 기록한 곳도 있고, 장례를 치렀다고 기록한 곳도 있다. 장례를 잘 치르는 것은 당시의 종교체계를 유지하는 데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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