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르 Ohr Dec 21. 2021

데카르트 vs. 파스칼 & 키에르케고어

데카르트와 파스칼



데카르트는 이런 방식으로 완벽한 회의주의의 출구를 마련했다고 보았지만, 동시대의 프랑스 사람 블레이즈 파스칼은 믿음에 대하여 데카르트를 비판하고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다음에 다룰 인물은 파스칼이다. 그는 데카르트와 같은 나라, 같은 시대 사람이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데카르트를 비판하며 이렇게 말했다.


철학을 업신여긴다는 것이 참으로 철학하는 것이다.



데카르트와 키르케고르



키르케고르에게 가장 중요한 사상가는 단연 소크라테스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데카르트를 위대한 철학자라고 칭송했다. 키르케고르가 비판한 헤겔도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헤겔은 비판의 대상인 고로 열외로 하겠다. 데카르트는 철학의 출발점을 의심(doubt)에 두었고, 키르케고르는 실존의 출발점을 절망(despair)에 두었다.



키르케고르, 데카르트 예찬 <모든 것을 의심하라>


데카르트, 솔직하고 겸손하고 정직한 사상가이다. 그의 글을 한번 읽으면 심오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그는 말한 대로 살았고 그가 행한 것을 말했다. 아뿔싸! 아뿔싸! 아뿔싸! 오늘날 그런 사람은 극히 드물다.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의심했지만, 생각하는 인간 자체를 의심하지 않았다. 키르케고르는 데카르트를 칭송했지만 '생각하는 인간' 자체까지 철저하게 의심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데카르트는 철학의 출발점을 의심(doubt, 회의)에 두지만, 키르케고르는 실존의 출발점을 절망(despair)에 두었다.


키르케고르의  유고작, 《모든 것을 의심하라》는 데카르트의 방법적 의심의 실존적 결과를 다룬 책이다. 방법적 회의는 근대철학의 방법이 되었다. 키르케고르는 이 주제를 가명 저자 요하네스 클리마쿠스의 2개의 저술 《철학의 부스러기》(1844. 6. 13. Philosophical Fragments)《비학문적 결론적 후서》(1846. 2. 28, Concluding Unscientific Postscript to Philosophical Fragments)에서 다루었다.



키르케고르,  데카르트 비판


"모든 것을 의심해야만 한다." 키르케고르는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에 찬성이다. 그러나, 데카르트가 한 가지 의심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생각하는 나'를 의심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절망하라!" 키르케고르는 이렇게 외친다.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지 말고 오직 자기 자신을 의심하라는 뜻이다.


회의(懷疑)는 생각의 절망(絶望)이고, 절망은 인격의 회의이다.
Doubt is thought's despair, despair is personality's doubt.



절망은 전인격의 표현이며, 의심은 단지 생각의 표현일 뿐이다.
Despair is an expression of the total personality, doubt only of thought.


키르케고르, 《이것이냐 저것이냐》(하) 10장. 인격형성에 있어서의 심미적인 것과 윤리적인 것의 균형.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의심했지만, 생각하는 인간 자체를 의심하지 않았다. 키르케고르는 인간의 인격 자체까지도 의심하라고 주장한다.





작가의 이전글 16권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