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 이야기: San Francisco (3)

2023.05.21

by 윤슬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가 되었던 이벤트들이 있다. 그랜드 캐니언 투어, LA 디즈니랜드에서의 2박, 요세미티 투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금문교에서 자전거 타기!!

고등학교 때 30분 동안만 바라보고 떠난 세계적인 명소 금문교를 자전거를 타고 직접 건너갈 생각을 하니 전날부터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전날, 친구와 미리 피셔멘스와프의 자전거 렌털샵에서 자전거를 예약해 두었다.


우리가 자전거를 예약했던 업체는 "San Francisco Bicycle Rentals (425 Jefferson)"이었다. 대여비는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을 해두면 더 쌌다. 보험까지 해서 시티 바이크를 28불-32불 정도에 대여했다. 하지만 다른 렌털샵과 크게 가격 차이는 없어서 아무 곳에서나 대여하면 될 것 같다.

우리의 코스는 1번 위치인 Fisherman's Wharf에서 시작해 북쪽 해안가를 따라가다가, 금문교인 8번 위치를 지나 샌프란시스코 인근 마을 소살리토인 11번 위치까지 가는 것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여유롭게 가면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코스라고 하는데,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나와 내 친구가 과연 2시간 반에 완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소살리토까지 이동한 후에는 페리를 타고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기로 했다.





1.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까지 가는 길에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까지 가는 길은 언덕길이 많다. 언덕을 오르고 내리며 바라보는 샌프란시스코의 전경이 참 예뻤다. 언덕 위로 올라 자전거를 잠시 세워두고 찍은 사진들.





2.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

지도를 따라 이동하는 길에 있던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 고등학생 때도 와서 친구들과 실컷 사진을 찍었는데 직접 자전거를 타고 방문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1915년 파나마 퍼시픽 엑스포에 예술품 전시를 위해 세워진 건축물로, 아름다운 경관 때문에 샌프란시스코의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뒤편으로는 큰 인공 호수가 건물을 둘러싸고 있다.





3. 금문교까지 가는 해변 도로

금문교로 가는 길부터 금문교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왼편으로는 샌프란시스코의 도시 전경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바닷가가 보여 행복했다. 참 예쁘고 사랑스러운 도시.


날씨가 흐려서 금문교가 끝까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평범한 빨간 다리 같았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날씨가 개이길 바라며 다시 페달을 밟고 이동했다.





4. 금문교와 하나 되다

금문교 위에서 자전거를 타는데, 정말 역사적인 공간에서 나만의 역사를 만드는 기분이 들었다. 너무 황홀했던 순간.


5년 전에는 멀리서 바라보고 그냥 지나쳤던 곳을, 가장 가까이에서, 제일 좋아하는 자전거를 타며, 함께 존재했다. 참 멋진 경험이었다.


다리 홈 사이의 바다로 폰을 떨어트릴 것 같아 무서웠지만, 순간을 담고 싶어 계속 비디오를 찍었다. 다시 생각하면 참 용감하고 대책 없는 관광객이었지만, 지금도 영상을 보면 그때의 감동이 남아있어 좋다.





5. 유럽 같은 소살리토

이탈리아의 마을을 본떠 만든 샌프란시스코의 근교 마을, 소살리토. 샌프란시스코 도시 여행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다.

금문교를 지나 소살리토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무섭다. 금문교 다리 밑의 조그만 육교를 직접 자전거를 들고 이동해야 하며, 이후에는 고속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횡단해야 한다. 길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고 막막했지만, 다행히 친구가 잘 찾아주었다.


피셔맨스 와프에서 금문교까지는 사실 오르막길이 더 많다. 하지만 금문교에서 소살리토까지는 쭉 내리막길이다. 자전거를 타느라 내리막에서 보인 소살리토의 모습을 찍지는 못했지만, 정말 정말 아름답다. 너무 예쁜 지브리 마을을 보는 기분이었다. 사진으로 못 담은 게 아쉬워 눈으로 가득 담았다.

소살리토까지 2시간 반은 무슨.. 4시간도 넘게 걸렸다. 사진을 정말 열심히 찍었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멀다. 전기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다.


자전거 보관소는 소살리토 마을에 들어간 뒤 가장 먼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운영 중이었다. 3불 정도로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생각보다 자전거를 오래 탄 탓에 정말 정말 배가 고팠다. 금문교 다리에서 좌판을 깔고 파는 핫도그를 사 먹을까 엄청나게 고민했지만, 소살리토 맛집 탐방을 위해 참았다. 그렇게 인내한 덕에 맛본 수제 햄버거 집. 정말 맛있었다. 배가 고팠던 탓에 10분도 안 걸리고 다 먹어버린 것 같다.

소살리토 하면 래퍼츠 아이스크림이라는 블로그 글을 정말 많이 봐서, 나도 시도해 봤다. 아르바이트생한테 가장 인기 있는 맛을 추천받고도 그냥 내가 원하는 쿠기앤 크림과 체리쥬빌레를 시켰다. 흠.. 근데 별로라서 추천받은 맛으로 시킬걸 후회했다. 그래도 시원하게 먹었으면 된 거겠지~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벤치에 앉아 마을 구경하기. 소살리토는 진짜 그냥 유럽 같았다. 유럽을 가본 적은 없지만 ㅎ

기념품샵이 정말 많아서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난 뒤에는 하나씩 돌며 도장깨기를 했다. 처음 본 순간부터 정말 마음에 쏙 들었던 가방이 있었다. 고민하다가 하나 샀다.

10불이었는데, 부피도 크고 어깨끈도 아프지 않아 여행 내내 정말 잘 쓰고 다닌 효자템이었다. 너무 내 스타일이라서 사고 난 뒤에는 정말 행복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돈을 정말 아끼고 있어서 물건 하나하나 생각을 10번은 하고 산 것 같다. 그렇다고 적게 사는 건 아니었지만 ㅎ





6. 페리를 타고 바라본 샌프란시스코

소살리토에서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갈 때는 페리를 탔다. 보통 다 그렇게 하는 것 같았고, 도저히 소살리토를 내려온 내리막길을 오르막길로 만날 자신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소살리토 페리는 내가 5주 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탄 모든 페리 중에 최고였다. 샌프란시스코의 전경을 30분 동안 넋 놓고 바라볼 수 있다.


페리 정거장에 티켓 단말기가 있었지만, 애플 페이로 클리퍼카드에 돈을 충전해 둔 후, 교통카드처럼 찍으면 14불의 티켓을 절반 가격인 7불에 결제할 수 있다. 여행 중에는 이렇게 돈을 조금씩 아끼는 재미도 큰 것 같다.


페리에서 바라본 소살리토 마을. 참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페리를 타고 바라본 샌프란시스코의 모습. 왼편으로 보이는 거대한 도심과 오른편으로 보이는 주택가들의 대비가 확연했다. 코인타워 등 유명한 랜드마크들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우표의 한 장면 같은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들

그리고 유명한 알카트라즈 감옥도 바로 옆에서 지나쳤다. 포토타임도 알아서 만들어주는 센스 있는 페리 선장님.





7. 다시 자전거 렌털샵으로

샌프란시스코 페리 선착장인 피어 1에 도착했다. 이제 남은 건 다시 피어 39쪽인 피셔맨스와프로 이동하기!

가는 길이 생각보다 정말 잘 갖추어져 있는 자전거 도로에 놀랐다. 페리를 타고 멀리서 바라본 샌프란시스코를, 다시 자전거를 타고 눈앞에서 가까이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참 재밌었다. 이젠 정말 샌프란시스코와 하나가 된 기분.





8. 다시 가자 금문교

자전거 렌털샵 사장님께 “You made it!!” 소리를 들으니, 마치 엄청난 일을 달성한 것 마냥 뿌듯해졌다. Life once experience, 인생의 버킷리스트 달성한 기분.

페리를 타고 오는 길에 안개가 다 걷혀 환히 모습을 드러낸 금문교를 보았다. 친구와 너무 아쉬워서 자전거를 반납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금문교까지 가기로 했다. 다리가 후들거려 정말 힘들었지만, 금문교는 제대로 보고 가야지라는 마인드로.

그렇게 마주한 금문교는 정말 최고였다.. 아 우리가 저길 건넜구나 싶었다. 금문교를 건널 때는 안개로 가득 싸여있어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뭔가 더 분위기가 있었달까. 시시때때로 바뀌는 날씨 속에서 모습이 달라지는 장소를 바라볼 때면 참 재밌는 것 같다.

실컷 사진 찍고 해지기 전에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





자전거 기어를 너무 낮춘 상태로 잘못 타서 밤에 다리가 너무 아팠다. 그래도 스스로가 정말 자랑스러웠던 하루였다.


미친 일정으로 다음날은 새벽 4시 집합인 요세미티 투어를 예약해 뒀다. 빨리 자야 했지만 몸이 아파 잠이 안 와서 하와이에서 사귄 친구들과 다 같이 수다를 떨다가 늦게 잠들었던, 정말 알찼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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