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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풍경

2021.10.14

by 고주

가을 풍경


초록빛이 덜 빠진

잎사귀 가득 달고 있는

마로니에 나무 아래

바싹 말라

쉬엄쉬엄 노는 바람에도

사르륵사르륵 구르는 낙엽

살 만큼 살아 원은 없겠지

억지로 밀려난 것은 아니겠지

함께 나왔건만

가는 때는 순서가 없다


은행잎은 노랑이 더 환해졌고

굴참나무는 갈색이 더 퍼석해졌다

부산하게 화장하는 앞산

아직 팔팔하다고 우기고 싶은

힘 떨어진 풀벌레 울음소리를 들으며

조금은 서럽게 하루 안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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