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무게
지난달에 롯데시네마에서 대부 1을 보고 이번에 2를 보았다. 1편에선 알파치노의 새파랗게 젊고 강렬한 인상에 놀랐는데 2에서는 웃음 한번 없이 시종일관 무시무시한 마피아 두목으로서의 위엄이 하늘을 찔렀고 대장으로서 짊어져야 하는 고통과 고독에 또 놀랐다. 로버트 드니로가 연기한 아버지 대부와는 인간적으로 다른 무시무시한 인상. 거기에 흐트러짐 하나 없이 잘생긴 얼굴, 괜히 알파치노가 아니었다.
지역 마피아들의 손에 가족을 잃고 홀로 미국에 온 어린 소년, 로버트 드니로역. 빈손에서 시작, 가난한 주변 사람들을 보살피고 끌어안으며 조직을 키워 대부로서의 무게와 위상이 있었는데 그 모든 것을 떠안고 대부 자리를 물려받은 알파치노의 대부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조직에 몸담기를 원치 않았지만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나섰고 몸을 숨긴 곳에서 만난 여자 또한 경호원의 배신으로 잃고 형을 죽게 한 것도, 자신을 암살하게 기회를 준 것도 가장 가까운 인물들이었으니 누굴 믿을 수 있을까. 끝까지 그를 지지해줘야 할 아내도 떠나고.
세 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 내내 알파치노의 피 말리는 패밀리 지키기, 인정사정없이 몰아붙이기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예전에 볼때는 이정도까지 비극적인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내가 나이 든 탓인가. 무언가를 지키고 견뎌낸다는 것은 이토록 힘든 것일까. 책보다도 훨씬 잘 만들었고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3도 꼭 봐야지. 너무 좋은 명화.
마지막 장면, 마이클이 나라를 위해 자원입대했다는 말에 아버지와 변호사 탐이 마이클의 미래를 두고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아느냐고, 너는 우리와는 다른 새로운 세계에서 네 꿈을 펼치게 하려고 얼마나 우리가 애썼는지 아느냐고 하는 말을 회상하는 알파치노의 어두운 얼굴, 남들이 넘보지 못할 대단한 어떤 것을 갖고 있으며 그것을 끝까지 지킨다는 것은 보통의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인간적으로 대하면 바로 무너질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