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 대해서...
나는 것이 불안하지 않은 새는
잘 나는 새가 아니라
날 생각이 없는 새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나는 왜 불안할까. 무엇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까. 인간은 왜 불안할까. 무엇이 인간을 불안하게 만들까. 불안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생각을 했던 나의 마음에는 불안한 마음과 상태가 부정적인 상태이고 이 상태를 벗어난 존재가 더 성숙한 존재라는 인식이 깔려있었던 것 같다. 불안한 마음과 상태에서 벗어나 더 성숙하고 완전한 인간이 되고 싶은 욕구가 불안은 안 좋은 것이라는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다시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내가 불안했던 것은 성숙하고 완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성숙해지고 완전해지고 싶어서였던 것 같다. 더 깊은 사람이 되고, 더 나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생각하고 또 분투하다 보니 불안했던 것 같다. 더 깊은 사람, 더 나다운 사람이 되어가는 길은 그리 편한 여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여정에서 우리는 나의 실수와 잘못된 선택도 마주해야 하고, 내가 인정하기 싫은 나의 모습도 인정해야 하며, 차라리 없었으면 하는 과거와 차라리 안 왔으면 하는 미래를 떠올려보기도 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다. 나와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나의 못된 부분을 발견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주고받기도 해야 하며, 그 쓰라린 기억들을 몇 번이고 곱씹어 봐야 한다. 이 이외에도 인생이 던지는 수많은 모호한 질문들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로 서성거려야 한다. 이러한 과정들이 불안하지 않을 리가 있을까.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마음이 어딘가 공허하고 불편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예전에는 나는 법을 완벽히 익힌 새는 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날아가고 있는 모든 새는 불안하다. 잘 날고 싶은 모든 새는 불안하다. 넓은 하늘을 나는 것을 꿈꾸는 모든 새는 불안하다. 불안하지 않은 새는 오직 날개를 자르고 날기를 포기한 새뿐이다. 애초에 완벽하게 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나 있을까.
우리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완벽한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완벽하지 않아서 불안하다기보다는 완벽해지고 싶기에 불안한 것이다. 더 깊은 사람, 더 나다운 사람이 되고 싶기에 불안한 것이다. 나를 향한, 진정한 삶을 향한 여정을 피하지 않고 나아가고 있기에 불안한 것이다.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고 있기에 불안한 것이다. 어떤 사람이 불안하지 않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완전해서가 아니라 진짜 나의 모습을 마주하려고 하지 않아서, 인생이 던지는 삶의 질문들을 회피해서이다. 세상이 정한 정답에 질문을 던지지 않고 세상이 정한 길을 그대로 따라가며 나만의 정답을 내리려고 분투하지 않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은 것이다. 나답게 살아가려고 애쓰는 모든 이는 불안하다. 불안함은 모든 인간이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해 반드시 느껴야 하는 감정이다. 불안함은 영원히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지만 그럼에도 완전으로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는 인간들이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이다.
그러니 네가 느끼는 불안함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불안하지 않으려고 애쓰거나, 너의 불안함을 너의 미성숙의 증거로 생각하지 말고 마음껏 불안해하고 마음껏 고민하고 마음껏 방황하고 너의 불안함을 진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증거로 여겼으면 좋겠다. 그렇게 너의 불안마저도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불안하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니까. 나는 그런 너의 불안함까지 사랑하니까. 더 나아지기 위해 힘껏 불안해하는 너의 불완전한 모습도 사랑스러우니까.
p.s. 완벽해질 수 없다는 사실이 인간이 가진 한계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그러니 완벽하지 않은 너의 모든 모습들을 스스로 사랑해 주길. 내가 너보다 먼저 그런 너의 모습들을 사랑하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