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책을 시작하며

by 이웅진

중, 고등학생 친구들과 과외를 하거나 멘토링을 하면, 내가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과 오히려 내가 배우는 순간들이 많다는 것이 참 좋았다. 친구이면서 동시에 멘토인, 편하면서도 배울 것이 있는 관계가 참 좋았다. 그러던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 자식들을 멘토링을 해줄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아빠가 되어도 좋은 친구이자 좋은 멘토가 될 수 있지만, 미래에 중년의 나이가 되어버린 내가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20대인 지금의 내가 해줄 수 있는 말과 나눌 수 있는 생각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자식을 20대인 지금 멘토링을 해줄 수 없는 현실이 약간은 아쉬웠다. 지금 당장 아이를 낳아도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면 난 40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제야 막 2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는 내가, 아직 아이도 없고 심지어 결혼도 하지 않은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조금 웃겨서 혼자 피식 웃음을 지으며 넘어가려는 찰나에 머릿속에 어?!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미래로 갈 수는 없지만 내가 쓴 글은 미래로 갈 수 있잖아?!?!’


난 계속해서 변한다. 난 언젠가 늙는다. 내가 가진 생각도 계속 변하고 늙어간다. 지금의 생각을 가진, 지금의 나는 미래에 있을 내 자식과 만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쓴 글은? 내가 쓴 글은 바뀌지 않는다.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그러니까 글 속에 존재하는 '지금'의 나는 내 자식과 만날 수 있다. 20대의 내가 쓴 글은, 글 속에 담긴 20대의 나는 미래의 내 자식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 노트북을 펼치고 이 책의 서문을 쓰기 시작했다. 서문을 쓰고 있는 지금 참 설레는 마음이 든다. 마치 시간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내 자식들과 만나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또한 이 책은 스스로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하다. 20대에 내가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사람이 되고자 했는지, 어떤 꿈을 꾸면서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갔는지,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어떻게 낭만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고 했는지를 미래에 나에게 알려주기 위해 보내는 편지이다. 그리고 혹시 미래의 내가 나의 자식들이나 꿈을 꾸는 아이들을 보고 ‘아직 현실을 깨닫지 못했구나’ 생각하며 섣부른 조언으로 그들의 경험을 빼앗을까 봐 두려워서 보내는 경고장이기도 하다. 또한 커가면서 자꾸만 잊지 말아야 하는 가치들과 잃지 말아야 하는 마음들을 놓칠까 봐 걱정되어 스스로 하는 다짐이기도 하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이 책을 내 자식에게 선물하는 순간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그때 난 어떤 어른일까. 내 앞에 있는 내 자식은 어떤 어른이 될까. 우리는 어떤 삶을 함께 가꾸어 가고 있을까. 이런 행복한 상상을 원동력으로 이 책을 끝까지 써 내려가겠다고 다짐한다. 20대의 내가 생각하는 소중한 삶의 가치들을 꾹꾹 눌러 담아서 써보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이 책이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2025.01.01. 이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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