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을 시작하며,,
안녕. 이렇게 인사하니까 너무 반갑다. 이제 막 새해가 밝아서 나는 2025년을 기점으로 26살이 되었어. 너는 지금 몇 살이고 이름이 뭘지 당연히 지금의 나는 모르지만 꽤 멋진 이름과 적지 않은 나이를 가지고 있겠지? 내가 너의 아빠라는 사실이 조금 웃기기는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때는 집에서 널 기다리고 있는 그 사람을 떠올리지 말고 대학교 강의실에서 진지하지만 심각하지 않은 표정으로 너에게 무슨 글을 써줄지 고민하고 있는 한 대학생을 떠올려줬으면 좋겠어. 그래 봤자 우리가 8살? 9살? 밖에 차이 안 날 거야.(밖에라고 하기엔 조금 많나?)
이 책을 만들고 있는 지금 나도 아직 인생에 대해서 잘 모르고 삶과 세상의 의미를 찾아내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이지만 더 나이가 들면 너에게 20대에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해줄 수 없을 것 같아서 이 책을 만들기 시작했어. 어쩌면 이 책을 읽고 있는 너보다 지금의 내가 더 모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이 책을 만드는 이유는 널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너와 친구가 되고 싶어서야. 너의 눈에는 어른으로만 보일지 모르는 너의 아빠도(그게 바로 미래의 나겠지?) 사실은 너처럼,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치열하게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어. 같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때가 있잖아? 그러니까 그냥 친구랑 대화한다는 느낌으로 편하게 읽어줘.
그리고 너의 아빠가(그러니까 미래의 내가) 너의 말에 반대하고 너의 생각에 동의해 주지 않을 때에는 이 책을 한 번 들춰봐. 그러면 네가 하는 말이나 생각과 똑같은 내용이 적혀 있을 수도 있어. 그러면 책을 들고 당당하게 아빠 앞에(그러니까 미래의 내 앞에) 가서 ‘너도 이렇게 생각했었잖아! 근데 왜 내 말에 동의 안 해줘!!’ 하고 따져 물어. 그러면 아마 아무 소리도 못할 거야. 어때, 벌써부터 든든하지?
이 책을 펼쳐서 첫인사를 읽고 있을 너의 기분이 어떨지 궁금하다. 2025년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참 설레. 정말 미래로 시간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야. 아마 너도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 기분이려나? 아니라고 하더라도 조금은 마음을 열고 이 책을 읽을 때만큼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을 왔다고 상상해 줘! 첫인사부터 너무 길면 지루하니까 이만 줄일게. 그럼 재밌게 읽어줘. 안녕.
P.s. 내가 직접 널 보러 가지는 못하지만 글과 책은 시간을 여행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야. 정말로 네가 과거의 나와 만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최대한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나를 담아보도록 할게. 오늘도 읽어줘서 고마워. 그럼 이만!
2025.01.04 네가 태어나기 전부터 너와의 만남을 기대했던 과거의 아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