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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희쌤 Sep 24. 2022

교육청 프로젝트 이제 안 해!!ㅋㅋ

교육청 독서교육 교사단을 시작한 지 어언 다섯 달째..


그동안 한 달에 한 번씩 들과 만나 서로의 독서교육 노하우를 공유하고 수석 교사님의 짬밥 어린 가르침을 듣는 것은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경력 무시 못한다고 생각한다.. 통찰력의 깊이가 다르고, 경험한 정도가 차원이 다르다..)


그런데 독서교육 교사단을 하면서 장학사님의 추천을 받아 독서교육전문가 양성 세미나까지 듣게 된 것은 정말 실수였다. (두 개가 이름이 비슷해서 아직도 헷갈림ㅋㅋ)


매주 지도안 써서 제출하는 것도 너무 버거운데 매주 두 번씩 왕복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광화문까지 가서 지도법 강의를 들어야 한다.


강의 주제는 <서울형 토의토론 2.0>이랑 <독서 프로젝트 수업>이다.. 솔직히 유익하긴 한데.. 솔직히 말하면.. 너무 재미가 없다..ㅠㅠ.. 흑흑


뭐랄까.. 강의를 듣다 보면 내용만 있고 아이들이 없다고 해야 하나. 실제적 내용이 아닌 학문적 내용이라 뭔가 감흥이 안 생긴다. 잘 포장한 선물 포장지인데 속에 내용물이 없는 느낌이다.


'이걸 수업에 어떻게 써먹지?'라는 생각부터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애들이 별로 좋아할 것 같지가 않다. 가장 중요한 공감 요소가 너무 없음... 토론 방식이 혁신적이라고 무조건 애들이 좋아하는 게 아니고, 내 생각엔 애들이 정말 필요성을 느껴야 토론에 참여할 텐데 강의만으로는 이게 공감 요소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수석교사님이 강의 방식으로 말씀해주시지 않고 그냥 다 같이 둘러앉아서 편하게 말씀해주셨던 게 개인적으로 더 와닿고 수업에 써먹고 싶은 의욕이 샘솟았다. 애들이랑 실제 수업장면에서 울고 웃으며 겪은 것들 쫘라락 말씀해주시는데 정말 많은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수석교사님이 말씀해주신 대로 시 쓰기 수업했는데 애들이 신나서 수업 시간 끝났는데도 계속 시 쓰고 있었다;;; 아니 시를 이렇게 재밌게 가르칠 수 있다고..???)


반 면 어쩌다 참여하게 된 이 세미나는 과제랑 강의만 잔뜩 있을 뿐 배워가는 게 별로 없어서 시간낭비 같고 체력만 달린다.


개인적으로 이것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받았는지 이번 달 정혈양도 확 줄어서 피가 안 나왔다ㅠㅠ 그래서 오늘은 퇴근하자마자 소파에 누워서 몇 시간 동안 쉬다가 저녁엔 닭을 삶아 먹었다.


내가 교육청 프로젝트 두 개동시에 하면서 느낀 점은 진짜 나한테 필요한 연수 아니면 지 말자는 것이다. 나름 애들을 더 잘 가르쳐보려고 하는 건데 오히려 기만 빨려서 수업에 방해가 된다. 욕심 좀 내려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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