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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희쌤 Sep 05. 2023

은근슬쩍 정치적 문구 넣지 마세요

교실이 무너지기 시작한 건 한참 전부터였다,,,,,

내가 9년 전 교사 발령이 났을 때에도 심각한 진상 학부모들이 있었고,

시간이 흐르며 그게 점점 더 만연해지고 당연시되었을 뿐,

정부가 바뀌고 갑자기 학급 붕괴가 일어난 것이 아니다....

그런데 마치 현재의 모든 원흉이 지금 정권에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어? 이 부분은 핀트가 안 맞는데... 뭐지..???'

열심히 청원하다가도 누군가 스리슬쩍 진영 논리를 담은 구호나 주장을 껴놓은 걸 보면 엥스러울 때가 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내 나름대로 목소리를 높이다가도 문득 불순한 의도가 언뜻언뜻 비치는 행태를 보면 혹시 내 외침도 왜곡되어 비칠까 봐 불쾌감이 밀려온다.

교사들의 순수한 소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끓어 넘치는 분노를 지렛대 삼아 본인들의 어떤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선생님들이 진정 원하는 건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는 정상적인 환경'이지 정권 퇴진이 아니다;;;;

평소 별명이 울보일 정도로 눈물이 많은 나지만 이번 사안이 일어난 이후로 한 번도 운 적이 없을 정도로 분노에 휩싸인 상태다.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겁게 하기 위해 온라인상에서는 100% 다 티 내진 않지만 스러져간 샘들이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하면 슬픔보단 분노부터 앞서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이 느꼈을 그 공포, 자괴감, 무력감, 분노 등등을 나도 너무 많이 느껴봐서 그런지도 모른다.

교단에 선 하나의 검은 점으로서 진상 학부모 처벌&아동복지법 개정을 진심으로 두 손 모아 빌고 있다,,,,,,

부디 우리의 소망을 더러운 정치적인 계산 아래 오염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나도 유튜브 채널, 브런치 등으로 여러 번 교실 붕괴의 위험성을 역설했었고, 다른 선생님들도 경종을 계속 울렸었는데 그땐 모른 척하다(아니 심지어 더 힘들게 했었지;;;) 지금 와서 교사의 편인 척 은근히 태세 전환하는 게 진심으로 싫다.

선생님들을 자꾸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으려 한다면 교사들이 벼린 분노의 칼날이 그 얄팍한 속임수를 향해서도 겨눠질 수 있다는 걸 꼭~!!!! 알았으면 좋겠다~!!


https://youtube.com/@lahee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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