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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희쌤 Sep 05. 2023

어제 병가를 내고 오늘 출근한 뒤 아이한테 들은 말

어제 병가를 내고 오늘 출근했다.


교실에 들어가자 제일 먼저 보였던 건 수북한 과자들(?)이었다..ㅋㅋㅋ


교탁 위에 온갖 과자와 쿠키, 젤리 등등이 가득했다.


"어머 이게 모야~~~??"


괜히 고맙고 감동이어서 애들한테 물어봤더니 저마다 "아 이건 제가 드린거구요!!! 이건 oo이가 가져온 거예요!!"라며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보고 싶었구나'


아이들의 말속에서 마음이 보였다.  


애들이 가져온 걸 함께 나눠먹으니 아침이라 졸리고 힘들었는데 컨디션이 좀 올라왔다.


디스크가 터져 계속 아픈 상태였는데도 아이들과 수업하는 동안은 통증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서 신기했다.


한 아이는 체험학습 신청서와 보고서를 냈는데 이렇게 써서 내서 내게 큰 감동을 주었다.


어머나 세상에....................♡ 하트하트..


정신없이 텐션을 끌어올려 수업을 마치고 난 뒤 벌써 집에 갈 시간이 되었다.


한 아이가 활짝 웃으며 이런 말을 했다.


"선생님이 있으니 너무 좋네용. 확실히 뭐가 달라요!! ㅎㅎ"


하하하!!! ㅎㅎ


괜히 기분이 좋았다.


"맞지? 선생님 있으니 좋지?? 선생님도 오늘 너무 재밌었어 ㅎㅎ"


기분 좋게 말을 받아주고 애들을 하교시켰다.


우리 반 애들은 특이하게 전체 인사를 한 뒤 따로 또 와서 2차 인사를 하고 간다.


시킨 것도 아닌데 한 두 명이 그러다 보니 어느덧 많은 애들이 따로 와서 2차 인사를 하고 가는 특이한 문화가 형성되었다.


인사하고 교실 뒤판 정리를 하고 있는데 한 명씩 앞문에서 얼굴을 내밀고 "안녕히 계세요~!!" 하고 인사하고 갔다.


한 5분 정도 손을 흔들어주며 2차 인사를 한 뒤 이제 진짜 모두 하교..!! ㅎㅎ 휴~~


앉아서 수업 준비를 하는데 한 아이가 갑자기 드르륵 문을 열고 뭔가 흐뭇한 얼굴을 한 채 들어왔다.

(약간 활짝 웃는 호빵맨 같은 얼굴로)


출처 10x10


"오잉? oo아 무슨 일이야~~??"


아이는 수줍게 웃으며 쪽지와 빈츠 한 개를 주고 갔다.


뭐지..??!!!ㅋㅋㅋ


쪽지에 쓰여있는 문구는 '행복한 건 좋아하는 만두를 먹은 거야'였다. (엥???ㅋㅋ)



일단 문구가 맥락이 없는 걸로 보아 이것의 정체는 방과 후 활동에서 만든 거거나 교내 이벤트 당첨된 상품으로 추정되었다.


어쨌든 이걸 내게 가져온 마음은 뭔지 알 것 같아서 고마웠다.


'이렇게 이쁜 너희들과 오래오래 함께 교실에 있고 싶다'


속으로 생각했다.


지근지근 요 며칠 계속되는 허리통증에 힘들었는데 아이들 덕에 웃을 수 있는 하루였다.


얘들아 앞으로도 행복하게 학교 다닐 있게 선생님도 힘낼게.


파이팅!!!!!!!!!!!!!!!!!!!!!!


https://youtube.com/@lahee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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